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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고, 코앤 형제] 영화리뷰 코앤 형제가 연출하고 프란시스 맥도먼드, 윌리엄 H. 메이시, 스티브 부세미가 연기한다. 친구에게 어느 감독을 제일 좋아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망설임 없이 '코앤 형제'라고 말하는 친구를 보며, 나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봐놓고도 "걔내가 누구냐"고 반문했다. 뭐 사람은 자기가 행복할 만큼만 알면 되지만, 많이 알면 다양한 방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영화 감독의 이름을 찬찬히 외워가던 때, 동일한 친구의 강력한 추천으로 오스카 아이작의 [인사이드 르윈]을 봤다. 아리송했다. 코앤 형제 영화를 '제대로' 본 것은 처음이었던지라 이토록 흡인력 있는 내러티브를 가지고 이토록 애매하게 결말짓는 모습은 나를 당황케했다. 이어서 [위대한 레보스키]를 봤고(아직 리뷰는 작성 안했다. 때를 놓쳐서), .. 2021. 10. 28. 01:19
★ [아네트, 레오스 카락스] 영화리뷰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연출하고 아담 드라이버, 마리옹 코티야르 등이 연기한다. 참으로 알쏭달쏭한 이름 아네트. 애초에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영화를 처음 보는지라 겁이 났던 나는 의미가 모호한 제목에 두려움을 느낌과 동시에 끌렸다. 많이 접해보지 않은 프랑스 영화라 당연히 어느 정도의 난해함과 모호함을 지니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헛된 추론은 아니었다. 영화는 제목과도 같이 내내 알쏭달쏭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들며 관객을 쥐락펴락한다. 영화의 장르는 뮤지컬인데,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컬트 무비다. 외모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만, 피카소의 그림처럼 누군가 덕지덕지 붙인 모양새의 얼굴을 가진 아담 드라이버의 마스크는 그 기이함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또, 그는 한 '연기' 하지 않는가. 아담 드라이버의 마스크.. 2021. 10. 27. 22:51
★ [라스트 듀얼, 리들리 스콧] 영화리뷰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하고 맷 데이먼, 아담 드라이버, 조디 코머, 벤 에플렉 등이 연기한다. 스포일러 조심. 영화 [라스트 듀얼]은 하필 [듄]과 같은 날에 개봉해 감독의 명성에 비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4년 만에 돌아왔다. 이렇게 긴 공백기를 가지는 감독이 아닌데, 예기치 못한 전염병 상황은 그의 근면성실함마저 앗아가버렸다. 덕분에 곧 공개될 [하우스 오브 구찌]를 포함하면 같은 해에 같은 감독의 영화를 두 편이나 볼 수 있으니 그리 나쁜 거래는 아닐 것이다. 거두절미하고 [라스트 듀얼]은 좋은 영화다. 감독의 장기를 모두 보여줬고, 첨예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배우들의 연기는 절제미가 있다. 영화의 배경은 중세 말기다. 게다가 겨울이라 눈이 내리고 모닥불이 피어오른.. 2021. 10. 22. 02:33
♥ [마이네임, 시즌1] 드라마리뷰 한소희 배우를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게 한 [마이네임]은 10월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다. [인간수업]으로 유의미한 성공을 거뒀던 김진민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으며 당시 음악감독이었던 황상준 음악감독과도 다시 호흡을 맞췄다. 총 8화이고 러닝타임을 합치면 387분이다. K-콘텐츠, K-드라마는 최근 국제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킹덤]에 이은 [D.P.]와 [오징어게임]의 삼단 콤보는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줬으며, 감독들은 지금껏 숨겨온 '자유'를 넷플릭스의 거대한 자본을 토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 그 '자유'를 한껏 활용한 드라마가 있다. [마이네임]은 처참히 살해당한 아빠의 복수를 실행하기 위해 조직에 몸을 담그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체적인.. 2021. 10. 21. 15:54
★ [듄, 드니 빌뇌브] 영화리뷰 드니 빌뇌브 감독이 연출하고 티모시 샬라메, 젠 데이야,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작, 하비에르 바르뎀, 스텔란 스카스가드, 제이슨 모모아, 조쉬 브롤린, 장 첸, 데이브 바티스타,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 등이 연기한다. 마치 할리우드판 [1987]을 보는 것 같은 캐스팅이다. 10월 20일 개봉당일 용산 아이맥스에서 시청했다. 어릴 적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이후 오랜만의 아이맥스 시청이었는데 역시 IMAX는 괜히 MAX가 아니다. 나는 항상 집에 틀어박혀 27인치의 조그마한 화면으로 영화를 본다. 그러니 31.0m, 세로 22.4m 정도 되는 거대한 화면으로 광활한 우주의 서사시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거기에 괜히 좋은 자리를 얻으려 반차까지 썼으니.. 당일 개봉과 아이맥스만으로.. 2021. 10. 20. 17:03
★ [그래비티, 알폰소 쿠아론] 영화리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연출하고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가 연기한다. 최근 메가박스에서 재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대학원 서류를 마감한 날 후다닥 달려가서 본 한 달만의 극장 영화 [그래비티]. 이 영화의 기존 개봉 연도는 2013년인데, 영화의 ㅇ도 모르고 관심도 없던 고등학교 2학년의 나는 조그마한 스마트폰 화면으로 봤던 기억이 있다. 따라서 솔직히 말하자면 영화의 줄거리가 '그냥저냥 우주에서 살아남기'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극장의 큰 화면에서 다시 접한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우주영화의 주제는 '우주에서의 생존'이 아니라 '지구에서의 생존'이었다. 예전의 나처럼 이 영화를 단순한 우주 표류기라고 알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재시청해야 한다. 물론 영화는 전반적으로 우주에서의 생존에 대해 보여.. 2021. 10. 19. 15:00
★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앤디 서키스] 영화리뷰 앤디 서키스 감독이 연출하고 톰 하디, 우디 해럴슨 등이 연기한다. 2018년 10월에 개봉한 [베놈] 1편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때는 스토리나 연기, 감독의 철학이나 표현법, 연출기법이나 카메라 워킹에 대한 지식이 전무할 때지만-지금도 잘 모르긴 하지만-, 베놈의 아이덴티티를 깔끔하게 구축하여 '안티 히어로'라는 개념을 잘 정착시켰다고 생각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이하 베놈2)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막연한 기대심을 가졌다. 게다가 전작을 함께 시청한 여자 친구와 함께 보기로 해서, '현존하는 모든 시리즈-그래 봤자 두 편이지만-를 같이 봤다'는 나만의 기념비까지 세우기도 했다. 간단히 말하면 기대했다는 건데, 기대가 크면 같이 커지는 것이 무엇.. 2021. 10. 17. 00:47
★ [펀치-드렁크 러브, 폴 토마스 앤더슨] 영화리뷰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하고 아담 샌들러, 에밀리 왓슨이 연기한다. 이 영화는 짧지만 강하다. PTA 영화니까 당연히 러닝타임이 길 것이라 예상하겠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고작 1시간 35분이다. [매그놀리아], [부기 나이트], [마스터], [데어 윌 비 블러드] 등의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사이였음을 고려하면 이토록 짧다는 것이 오히려 생경하게 다가온다. 짧지만 강렬한, 그렇다고 절대 쉬이 넘어가려 하지 않는, 아담 샌들러의 새로운 면을 보여준 [펀치-드렁크 러브]는 시간으로 보자면 아주 소박한 그러나 어쩌면 그의 영화 중에서 가장 거대한 '사랑 이야기'다. 주인공인 베리(아담 샌들러)는 누나가 7명이다. 나에게는 형이 한 명 있는데 (지금은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지만) 어릴적엔 아주.. 2021. 10. 15. 18:20
★ [결혼 이야기, 노아 바움백] 영화리뷰 노아 바움백 감독이 연출하고 애덤 드라이버,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다. [결혼 이야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개봉한 블랙 위도우, 카일로 렌의 본격 이혼소송 드라마를 다루는 영화이다. 행복한 결혼, 그리고 불행한 이혼, 심지어 이혼 소송과 양육권 다툼까지. 결혼을 다루는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게 아닐까. 이 영화에서 찰리 역을 맡은 애덤 드라이버와 니콜 역을 맡은 스칼렛 요한슨은 정말 죽도록 싸운다. 집에서 싸우고 밖에서 싸우고 법정에서 싸운다. 아들인 헨리의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 어디서 살 것인지에 대해, 누가 더 돈을 많이 벌고 누가 더 돈을 적게 버는지에 대해, 누구의 삶이 더 윤택한 지에 비교하기 위해, 그리고 누가 누구를 더 사랑했는지에 밝히기 위해 싸운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감정을 .. 2021. 9. 7. 11:31
★ [아메리칸 히스토리 X, 토니 케이] 영화리뷰 토니 케이 감독이 연출하고 에드워드 노튼, 에드워드 펄롱 등이 연기한다. ※스포일러 조심 [아메리칸 히스토리 X](이하 아히X)는 인종으로 편을 가르고 땅따먹기를 하는 짓이 얼마나 우매하고 무식한 행동인지에 대해 뼈저리게 가르쳐주는 교육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려면 기본적으로, 당연하게도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와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아야 하고 '네오나치'라고 불리는 신종 극단주의자들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있어야 한다. 이미 말했다시피 영화는 교육적이다 못해 교훈적인 수준이다. 하찮은 인종 부심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하찮은 우월주의가 얼마나 참혹한 끝을 맞이하는지, 내가 한 행동들이 내 삶을 좋게 만드는지, 내가 결정한 것들이 나를 어떻게 만드는지에 아주 효과적인, 충격적인 방법으로 알려.. 2021. 9. 5. 16:14
★ [택시운전사, 장훈] 영화리뷰 장훈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 토마스 크레쉬만, 유해진, 류준열 등이 연기한다. [화려한 휴가]를 봤던 때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2007년 개봉 당시 극장에 가서 봤으니 내 나이 11살쯤 됐으려나. 광주 민주화운동이 뭔지도 몰랐고 그 사건이 우리나라 현대사에 얼마나 큰 중요한 사건인지도 몰랐다. 그냥 엄마가 우니까 울었고 화면 속 김상경이 우니까 울었다. 이제는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시작됐고 어떻게 끝났는지 겪은 적은 없어도 그 비참함과 비통함만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시간은 무심히 흘러 군 복무 당시에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그래서 꼭 보고 싶은 영화였다. 이런 영화는 접근하기 쉽지 않다. 역사적 사실, 심지어 각색한 부분이 많지도 않은 실화기반 영화, 게다가 그 당시의.. 2021. 9. 5. 14:46
★ [미드소마, 아리 애스터] 영화리뷰 아리 애스터 감독이 연출하고 플로렌스 퓨, 잭 레이너 등이 연기한다. 이런 영화는 참 쉽지 않다. 나는 원래 집 안에 틀어박혀 누구의 방해도 없는 상태로 -아주 소량의 빛이 끼치는 방해도 싫어서 작은 불이 들어오는 마우스 위에 검은색 마스크를 덮어 둘 만큼- 큰 헤드셋을 끼고 영화를 본다. 한 마디로 극한의 집중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만 영화를 본다는 것인데, 이런 영화는 예외다. 이건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 [미드소마]나 동감독의 [유전] 같은 오컬트 호러, [링]이나 [주온] 같은 일본 호러, [곤지암]이나 [알포인트] 같은 한국 정통 호러 등 대부분의 공포 영화는 애초에 도전도 하지 않을뿐더러 보게 된다고 해도 혼자 보기에는 쉽지 않다. 일전에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을 뭣도 모르고.. 2021. 9. 4. 01:19
★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데스틴 대니얼 크레턴] 영화리뷰 데스틴 대니얼 크레턴 감독이 연출하고 시무 리우, 아콰피나, 양자경, 양조위 등이 연기한다.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이하 [샹치])는 마블의 첫 번째 동양 히어로 솔로무비의 시작을 알리는 유의미한 마블의 25번째 영화이다. 동양 히어로. 그것도 중국 히어로. 뭐 일본이나 한국 히어로보다 자연스러운 등장이긴 하지만 걱정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새롭게 시작되는 페이즈를 정식으로 장식할 첫 번째 영화인데 과연 동양인들이 우려하는 서양인 특유의 오리엔탈리즘이나 캐릭터간의 괴리감, 어색한 비주얼의 등장 등의 압박을 이겨낼 수 있을지 의아했고 지금껏 우리가 봐온 마블의 그 특유의 느낌, 특히 백인이 중심이 된 영미권 사회의 모습에 과연 잘 녹아들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언제나.. 2021. 9. 1. 23:01
★ [바쿠라우, 클레버 멘돈사 필로, 줄리아노 도르넬레스] 영화리뷰 클레버 멘돈사 필로, 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이 연출하고 우도 키어, 토마스 아퀴노 등이 연기한다. [바쿠라우]는 매거진 FILO에서 개최한 시사회 이벤트를 통해 개봉 전에 관람한 영화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의 슈퍼 G관에서 시청했는데 같이 갔던 친구는 "이 극장에서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를 봤으면 어땠을까"라고 했을 정도로 큰 화면과 훌륭한 화질, 선명한 색감과 음질까지 갖춘 훌륭한 극장이었다. 그러나 그 훌륭한 극장에서 본다 한들 내용물이 훌륭하지 않으면 치킨을 먹을 때 냄새만 맡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리고 [바쿠라우]는 우리가 쉽게 느낄 수 없는 감성을 전달하는 영화다. [바쿠라우]는 브라질의 한 조촐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 한 사건을 다루는 영화다. 그런데 나는 이 설명만으로도 벌써 영화에.. 2021. 9. 1. 01:04
★ [데어 윌 비 블러드, 폴 토마스 앤더슨] 영화리뷰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하고 다니엘 데이 루이스, 폴 다노 등이 연기한다. [데어 윌 비 블러드]는 나에게 PTA에 입문시킨 친구가 다른 건 다 안 봐도 꼭 봐야 한다고 누누이 말했던 세 개의 PTA 영화 중 하나다. 다른 두 개는 [매그놀리아]와 [마스터]다. [매그놀리아]는 최고의 평을 남겼고, [마스터]는 아직 내가 이해하기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딱 그 사이에 있는 영화, PTA 유니버스의 분위기가 전환되는 시점의 영화, 군대에서 틀었다가 20분 만에 껐었던 그 영화, [데어 윌 비 블러드]는 시간 단축 마법을 부리는 영화다. 시간을 단축시킨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내가 느끼는 시간이 실제 시간보다 줄어드는 경험은 누구나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학원 가기 전에 들린.. 2021. 8. 31. 11:36
★ [T2 트레인스포팅, 대니 보일] 영화리뷰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하고 이완 맥그리거, 이완 브렘너 등이 연기한다. 대니 보일이 선보였던 에든버러 청년들의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마약 탐험기를 그린 [트레인스포팅]의 후속작 [T2 트레인스포팅] 되시겠다. 왜 T2일까? [트레인스포팅 2]도 아니고 [트레인스포팅 ver2]도 아니고 [T2 트레인스포팅]이라니 만약 T2의 T가 Trainspotting이라면 굳이 두 번 쓸 필요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리 영문으로 검색해도 T2에 대한 뜻을 파악할 수가 없었다. 혹 누가 아는 사람이 있으면 꼭 댓글로 나의 무식을 지적해주기 바란다. 영화 [T2 트레인스포팅]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전작의 시퀄이다. 그래서 전작을 반드시 봐야 한다. [아이언맨 1]을 시청하지 않고 [아이언맨 2]를 보.. 2021. 8. 30. 02:59
★ [트레인스포팅, 대니 보일] 영화리뷰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하고 이완 맥그리거, 이완 브렘너 등이 연기한다. Trainspotting. 트레인스포팅. 참으로 낯선 영어 단어다. 분명 한 단어는 아니고 뭔가 합쳐졌으니 뜯어보자. 트레인은 우리가 아는 대로 기차일 테고 스포팅은 자리를 잡는, 뭔가의 위치를 선점하는 느낌이 든다. 기차의 위치를 잡는다? 기차 위치 잡아주기? 기차 위치 파악하기? 여러 영문 사전을 들여다보니 이는 기차 플랫폼에 서서 기차의 숫자, 그러니까 빠르게 지나가는 열차가 가진 일련번호(?)를 기록하는 취미를 일컫는다고 한다. 또 다르게는 헤로인 중독자들이 자신의 팔에 주사기를 꽂아 투약할 때 남는 흉터 자국을 의미한다. 또 다르게는 그다지 할 일이 없어 별로 도움되지 않는 하나의 주제에 심도 있게 몰입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2021. 8. 29. 23:43
♥ [D.P, 시즌1] 드라마리뷰 다시 군대로 돌아가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킹덤]을 이어 또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의 획을 긋는. 두 주연 배우의 연기가 너무도 훌륭한. 본격 선진병영 교육 드라마 [D.P]는 넷플릭스에서 8월 27일 방영을 시작했다. D.P는 Deserter Pursuit, 즉 탈영병 추적이라는 뜻이다. 포스터의 두 인물 안준호 이병(정해인)과 한호열 상병(구교환)은 103보병사단 D.P 보직을 맡고 있는 평범한 두 군인이다. 드라마는 그 둘을 중점으로 군대에서 겪는 부조리한 사건과 사회에서 겪는 여러 다양한 사건을 다룬다. 군대 드라마. 뻔해 보일 수 있다. 군대의 부조리함이나 비극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창작물은 이미 많이 다뤄왔다. -군대 안에서 싹트는 사랑과 우정을 다룬 창작물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2021. 8. 29. 19:07
★ [롤리타, 스탠리 큐브릭] 영화리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연출하고 제임스 메이슨, 수 라이언 등이 연기한다. 이 영화는 금기를 다룬다. 어느 나라에서도 인정받을 수 없는 아동에 대한 성적 집착, 그러니까 페도필리아나 헤베필리아 같은 성도착증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1962년에 연출한 영화 [롤리타]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를 원작으로 두고 있다. 우리가 현대의 시점에서 흔히 어린아이들에게 성적 감정을 품는 사람들을 '로리타'라고 부르는 것도 이 소설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애초에 '로리타'는 잘못된 표현이고 '롤리타'가 맞다는 것이다. 게다가 '롤리타'는 소녀에게 집착하는 아저씨를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 어른의 관심을 끌고 싶고 어른에게 관심이 있는 소녀를 지칭한다는 것도 알.. 2021. 8. 27. 15:23
★ [차이나타운, 로만 폴란스키] 영화리뷰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연출하고 잭 니콜슨, 페이 더너웨이 등이 연기한다. 참 어둡다. 아무리 필름 누아르에 그 원형을 두고 있다지만 영화가 참 어둡다. 표현이나 연출, 배경과 대사가 정말 어둡고 답답하고 억울하면서 화가 난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가 그런 색채를 띠고 있다는 것은 현대의 우리에겐 -너무 참혹하고 슬프게도- 자연스럽다. 영화 [차이나타운]은 1969년에 일어난 찰스 맨슨 사건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개봉된 영화다. 물론 아무리 시간이 흘렀다고 해도 그 일에서 벗어나기엔 정도와 피해가 감히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니 이는 당연히 감독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줬을 것이다. 그리고 특히 이 영화엔 그의 사상이 뿌리 깊게 박혀있음을 알 수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비관적인 .. 2021. 8. 26. 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