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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하우스 오브 드래곤, 시즌1] 드라마리뷰

by jundoll 2024. 8. 8. 23:02

 

 

2년 전 드라마다. 리뷰하긴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시즌 1을 리뷰하지 않고 시즌 2를 리뷰하는 것은 무언가 이치에 맞지 않는 느낌이 있어 일부러 리뷰를 적고 있다. 사실 [왕좌의 게임]과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 대해 쓰고 싶은 말은 전부 이전 포스팅들에서 했기 때문에, 그리 길게 적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캐릭터에 대한 생각과 [왕좌의 게임]에는 없는 [하우스 오브 드래곤]만의 특징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대너리스 타르가르옌 / 라네이라 타르가르옌 (187살 정도 차이가 난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서는 타르게르옌 왕조에 대해 다루는데, 이들은 당연하게도 [왕좌의 게임]의 주인공이었던 대너리스의 타르게르옌의 선조들이다. 대너리스를 기준으로 가계를 10번 정도 올라가면 이들이 나온다. 이 때는 마치 [왕좌의 게임]처럼 철왕좌를 두고 왕권을 주장하기 위해 싸우던 때다. 녹색파와 흑색파가 있었고, 각 진영에는 드래곤과 드래곤 기수가 고르게 나뉘어져 있었다. 시즌 1은 하나의 왕권을 두고 왜 녹색과 흑색으로 갈라지게 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는 시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의 트루 퀸. 팀 블랙의 라에니라 왕비

 

[왕좌의 게임]의 시즌 1에서 시즌 4정도 까지는 라니스터 vs 스타크 vs 스타니스 vs 렌리 vs 대너리스(다섯 왕의 전쟁)이 지속되며 각 진영마다 전쟁을 준비하고 싸우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상당히 많고 관계도 복잡하다. 그러나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주요 캐릭터가 거의 전부 타르가르옌인데다가 몇 명 되지도 않아서 인물 관계가 단순하다. 애초에 근친혼을 주로 하는 가문인지라 다른 가문이 얽힐 일이 잘 없다;; 따라서 주인공이 명확하다. 그러니 드라마가 쉽다! 2022년에 방영하는 신세대 드라마이고, [왕좌의 게임]이 히트한 만큼 [얼음과 불의 노래] 세계관의 팬도 늘어났을 것이며, 무엇보다 원작인 [불과 피]가 짧은 분량인 덕분에 드라마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이라 생각한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의 원작 [불과 피]

 

 

아마 [왕좌의 게임]을 재밌게 봤다면, 분명 좋아할 수밖에 없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만약 [왕좌의 게임]을 보지 않았더라도 오히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가볍게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어느정도의 세계관 이해는 필수적이다. 최신 CG로 구현한 드래곤을 볼 수 있어 시각적 뽕이 차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사실 치정싸움이 주된 내용이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암투나 정치 공작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것은 필요없다. 우리는 가장 정교하게 만들어진 드래곤을 볼 수 있다. [왕좌의 게임]에서는 다른 내용도 너무 보여줄 게 많아서 드래곤뽕이 조금 약했었는데, 이건 그냥 드래곤을 위한 드라마다.

 

간단하게 캐릭터에 대해 짚고 넘어가보자!

 


 

어린시절과 어른시절. 증말 찰떡같은 캐스팅

 

트루퀸 라에니라 타르가르옌. 자신의 아버지이자 현왕인 비세리스에게 공식적으로 후계자로 임명된 진정한 여왕.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라에니라를 위한 단독 쇼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아역은 잘 모르겠으나 성인역 라에니라의 배우 에마 다시는 정말 정말 정말 연기를 잘한다. [왕좌의 게임]에서는 티리온 역의 피터 딘클리지를 제외하고는 연기력이 그냥 무난했는데, 에마 다시는 표정이나 발성이나 뭐 하나 빠지지 않고 여왕 그 자체를 훌륭히 소화한다. 

 

물론 안타깝게도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사실 라에니라 때문이다. 라에니라가 남편인 라에노르와 적법한 후계자만 낳았어도 이런 일은 안 벌어졌다. 본인의 욕망으로 크리스틴과 동침하고 본인의 욕망으로 다에몬과 동침했으며 본인의 욕망으로 하윈 스트롱과 동침했다. 동침의 여왕. 뭐 라에노르가 게이인 것을 차치하고 나서라도 이런 일은 여왕이 할만한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후계자에 적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우선 혈통이 끝내주고 무엇보다 평화를 먼저 생각한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라에니라가 한 나라의 우두머리의 위치에서 발생하는 압박감과 남자가 아니기 때문에 생기는 다양한 제한점을 극복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전체적으로 헛점과 카리스마가 공존하는 복잡한 인물상이지만 드라마의 정황상 싫어할 수가 없는 캐릭터. 드래곤은 시락스. 

 

 

갑옷이 진짜 말도 안되게 간지 / 데이몬의 용 카락세스 주인놈이랑 똑같음

 

잘생김과 못생김이 공존하는 다에몬 타르가르옌. 잔혹하고 급진적이고 잘난 핏줄 만큼 잘나게 행동하시는 건달 왕자. 비세리스 왕의 동생이자 라에니라의 작은아빠면서 나중에는 라에니라의 남편이 되는 미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브라더 콤플렉스가 있어서 형의 인정을 항상 목말라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선을 넘지는 않는 애매하게 착하고 애매하게 나쁜 놈이다. 근데 배역을 맡은 맷 스미스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그냥 캐릭터 자체를 좋아하게 된다;;

 

처음엔 왕좌를 노리는 듯 했는데, 나중엔 그 욕망을 감추고 라에니라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안그랬으면 좀 미웠을지도. 붉은 색의 카락세스를 타고 다니는데, 그 조합이 정말 끝내준다. 징검돌 군도에서 적군을 쓸어담는 모습이 그냥 뽕이 차다 못해 넘쳐 흐른다. [왕좌의 게임]에서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지만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조금 절제되어 있다. 다에몬은 전과 같은 폭력성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인 만큼 시청자들에게 강한 자극을 선사해준다. 사실 맷 스미스 배우 자체가 좀 쿨하고 멋있는 사람이라 HBO 공식 인터뷰 영상까지 보면 다에몬을 좋아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영상 링크 

 

 

노장의 멋짐

 

노장.. 까지는 아니고 그래도 드래곤 라이더 중에서는 나이가 가장 많은 라에니스 타르가르옌. 라에니라 이전에 여왕이 될 뻔했지만, 결국 밀리고 밀려서 여왕이 되지 못한 여왕 이라는 치욕적인 별명이 있다. 그래도 워낙 쿨하고 정세에 밝으며 또 멘탈까지 좋아서 나중에는 라에니라의 든든한 편이 되어주는 멋진 할머니다. 특히 시즌1 9화에서 가짜 왕 아에곤 2세의 즉위식에 자신의 드래곤 멜레이스를 타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포효하는 장면은 그냥 소름이 쫙 돋는다. 사실 이 때 다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영상 링크 역시 싫어할 수 없는 캐릭터. [하우스 오브 드래곤]의 작가는 흑색파임이 분명하다. 흑색파 캐릭터들은 어디 하나 모자란 데가 없다.

 

 

어린 시절과 어른 시절. 이 또한 찰떡같은 캐스팅

 

자 이제부터 싫어할 놈들밖에 안나오니까 만약 본인이 녹색파라면 당장 이 포스팅을 떠나서 다신 돌아오지 말 것을 경고한다. 알리센트 하이타워. 라에니라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비세리스의 재혼 상대, 즉 친구에서 눈 떠보니 새엄마가 되어버린 개족보의 스타트를 끊은 장본인. 물론 본인의 선택은 아니었고, 아빠인 오토 하이타워의 명령으로 아내를 잃은 비세리스를 꼬셨지만, 본인의 의중이 아예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아들을 잘 낳는 유전자를 타고 났는지 아에곤 2세, 아에몬드, 다에론까지 라에니라의 왕권을 위협할 비세리스의 아들을 셋이나 낳는다. 여러가지로 짜증나는 일만 만드는 녹색파의 수장이지만 사실 딱히 하는 일은 없다.(?) 

 

 

진짜 타르게르옌 애들 같이 생겼다 ;;

 

비세리스와 알리센트의 아들들인 아에곤 2세와 아에몬드. 그리고 딸인 헬레나. 라에니라의 왕권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자 정신이 온전치 못한 놈들. 형인 아에곤은 맨날 술먹고 여자들이랑 놀기 바쁘고, 동생인 아에몬드는 어릴 때 라에니라의 아들 루케리스에게 눈을 잃은 뒤로 복수의 화신이 된다. 헬레나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며 미래를 보고 환상을 본다. 분량은 딱히 없음.

 

아에곤의 드래곤은 가장 아름다운 드래곤이라는 선파이어, 아에몬드의 드래곤은 현존하는 드래곤 중 가장 크고 강한 베이가(바가르), 헬레나의 드래곤은 드림파이어다. 녹색파는 사실상 베이가(바가르) 빨로 목숨을 연명하는 중이다. 그리고 발음은 바가르가 아닌 베이가가 맞다. 그 자신감과 복수심으로 아에몬드는 결국 시즌 피날레에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며 전쟁의 불씨를 확 키운다. 아에몬드를 연기한 이완 미셸은 [라스트 킹덤]에 나오는 수도사 오스퍼스기도 하다! 어디서 많이 봤더라.

 

사실 얘네는 큰 잘못은 없다.. 애초에 아에곤은 왕이 되기 싫었는데 오토의 권력욕과 알리센트의 문해력 저하로 인해 왕으로 추대되며 원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되었고, 아에몬드는 드래곤이 없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 놀림을 많이 받고 흑화한 중2병 환자라고 보는 게 적당하다. 그래도 스토리의 흐름상 얘네를 미워할 수밖에 없는데, [왕좌의 게임]에 조프리나 램지 같은 애들처럼 모든 팬이 배우마저 싫어하게 되는 현상을 피하고자 했는지 HBO에서 재밌는 인터뷰를 많이 내줬다. 아에곤의 톰 글린 카니, 아에몬드의 이완 미셸. 두 배우 모두 정말 매력이 넘친다. 영상 링크

 

 


 

 

이렇게 꽤나 긴 글로 [하우스 오브 드래곤] 시즌1을 리뷰했는데, 리뷰라기 보다는 캐릭터 소개에 가까웠다고 본다. 그만큼 캐릭터가 좋은 드라마고, 또 배우들의 연기나 드래곤의 모습 같은 시각적인 부분에서 퀄리티가 훌륭히다. 아마 [왕좌의 게임]의 그 어떤 중상모략이나 암투를 기대하고 본 사람들은 실망할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개인적으로 다른 맛이 있는 다른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왕좌의 게임]이 아무리 마무리가 엉성했어도, 똑같은 작품이 나올 필요는 없다. 기성팬들에겐 훌륭한 시각적 구현이자 드래곤뽕이 차오르게 해주고, 유입팬들에겐 낮은 진입장벽과 부드러운 스토리, 좋은 연기가 있는 괜찮은 작품이다. 

 

시즌2가 막 끝난 시점에 시즌1을 돌이켜보면 천사였다.. 시즌2 리뷰는 많은 불만이 있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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