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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리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하고 브레드 피트, 크리스토프 왈츠 등이 연기한다. 유일무이한 감독. 헤모글로빈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감독. 턱이 참 긴 감독. 변태적인 성향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살짝 돌은 감독. 그러나 영화를 정말 '재밌게' 만드는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본격 나치 때려잡는 영화다. 언제나 그렇듯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는 유쾌함과 불쾌함 그 사이를 종횡무진 누비며 관객들의 심정을 끊임없이 들었다 놨다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무수한 피가 튀기기도 하고, 끊임없는 대화가 오가기도 하고, 기똥찬 내레이션과 연출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영화를 보는 '재미'를 극대화시킬 줄 아는 훌륭한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번 영화는 어땠을까.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은 앞서 말했듯이 나치를 때.. 2021. 3. 11. 14:37
★ [완벽한 타인, 이재규] 영화리뷰 이재규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강호가 연기한다. 이 영화를 몸이 뒤틀리지 않으면서 볼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 영화는 '거짓말' 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진행되지만 그 안에 깊게 자리잡은 인간의 욕망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맹점에 대해 다루기도 한다. 그것도 아주 적나라하게. 연기는 다들 어쩜 이렇게 잘 하는지 실제로 저런 일이 일어났을 것만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공감성 수치'라는 단어가 있다. 일본의 임상심리학자 '우치다 토모아키'가 언급한 심리학 용어인데 타인이 창피를 당하거나 웃음거리가 될 때, 혹은 숨겨온 추악한 비밀이 드러날 때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을 지칭한다. 실제 눈 앞에 일어나고 있는 일은 물론 TV속 드라.. 2021. 3. 8. 20:45
★ [세븐, 데이비드 핀처] 영화리뷰 데이비드 핀처가 연출하고 브래드 피트, 모건 프리먼, 케빈 스페이시 등이 연기한다. 스포일러가 있다. 조심조심. 오래된 영화다. 1995년에 개봉했으니 나보다 한 살 많은 형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7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지만 영화는 절대 그런 나이테를 가져 보이지 않는다. 비오는 뉴욕 거리의 묘사와 캐릭터들의 스타일링, 영화가 다루고 있는 세련된 소재와 유려한 연출은 많이 쳐줘야 10년전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상당히 동안이다. 거기에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흠잡을 데가 없었다. 27년 전의 젊은 브레드 피트는 혈기 왕성한 초보 형사의 모습, 그리고 극이 진행될수록 분노에 차가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잘'하는 배우인지 여실히 말해준다. 모건 프리먼이 연기한 은퇴 직전의 베테랑 형사 캐릭터는 관록미를.. 2021. 3. 7. 09:00
★ [극한직업, 이병헌] 영화리뷰 이병헌 감독이 연출하고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이 연기한다. 코미디만큼 아무런 걱정 없이 볼 수 있는 장르가 어디 있을까. 어떤 일이 일어나도 전혀 조마조마해지지 않는 그런 정통 코미디 장르는 사람의 마음을 아주 편하고 즐겁게 만들어준다. 코미디의 핵심은 쓸데없는 감정을 섞지 않는 것이다. 눈물이 나 슬픔, 공포나 분노 같은 감정의 개입은 코미디의 질을 흐려 그 온전한 힘을 다 내뿜지 못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주 정통적인 코미디를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극한직업]이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기본적으로 유머가 장착되어 있다. 어느 하나 진지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아니 있다고 해도 그게 심각하게 보이지 않는 연기를 하고 있다. 자칫 루즈하거나 어설픈 배역 없이 모든 캐릭.. 2021. 3. 6. 09:00
★ [#살아있다, 조일형] 영화리뷰 조일형 감독이 연출하고 유아인, 박신혜 등이 연기한다. 한숨이 나온다 한숨이 나와. 진심으로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고 한 줄 한 줄 써내려 가보겠다. 우선 좀비 영화다. 창궐, 부산행, 서울역, 반도를 잇는 국내 좀비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나온 뒤에 개봉한 영화다. 즉 '생소한 장르를 다뤘다'는 핑계도 댈 수 없는 것이다. [킹덤]과 [부산행] 이후 한국은 좀비물을 잘 만드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영화를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그 좋은 평가들의 다리를 골반 밑으로 다 잘라버리는 꼴이다. 어떤 시각으로 봐도 의미가 단 한개도 없는 영화다. 인간의 고립? SNS의 발달? 좀비 아포칼립스? 관계의 유대? Nope. 전혀 없다. 기대하지 마라. 아니 보지 .. 2021. 3. 3. 08:40
★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소토자키 하루오] 영화리뷰 소토자키 하루오 감독이 연출하고 귀멸의 칼날 TVA 1기의 주인공들이 나옵니다. 영화적 가치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그저 애니메이션의 연장선인 팬 무비입니다. 2D 그래픽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작화의 극한을 보여주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귀멸의 칼날 팬이 아니라면 굳이 시청할 필요 없습니다. [귀멸의 칼날 : 무한열차편] 서사 ☆☆☆☆☆ 연출 ☆☆☆☆☆ 대사 ☆☆☆☆☆ 작화 ★★★★★ 2021. 3. 2. 11:00
★ [캐스트어웨이, 로버트 저메키스] 영화리뷰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연출하고 톰 행크스, 윌슨 배구공 등이 연기한다. 인간은 참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알려주는 무인도 표류 영화다. 미국의 송강호 톰 행크스가 열연한 작품이고 그는 7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심플하다. 저매키스 감독 특징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유독 더 명료하고 간결하다. 전하는 메시지도 복잡하지 않고 연출하는 방식은 높낮이의 분배가 고르며, 쓸데없는 등장인물이 출연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곧 관람자로 하여금 '이해하기 쉬운' 상태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오롯이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영화를 즐기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렇듯 편한 마음가짐으로 볼 수 있는 영화는 드물다. 무릇 영화감독이라는 사람들은 워낙 변태적인 성.. 2021. 3. 2. 09:00
★ [피아니스트, 로만 폴란스키] 영화리뷰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연출하고 에이드리언 브로디 등이 연기한다. 홀로코스트와 유대인, 나치를 다루며 실화에 기반한 역사적 보고서 같은 영화다. 나는 절대로 겪을 수 없는 처절한 유대인 남자의 삶을 생생히 묘사하여 몰입하게 한다. 좋은 실력을 가진 피아니스트로서 이 남자는 그리 유복하지는 않아도 나름 화목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뭐 그리 녹록한가. 폴란드를 침공한 나치에 의해 그의 삶은 땅굴 정도가 아닌 내핵 밑으로 추락해버린다. 한 남자의 직업적인, 사회적인 지위가 주저앉아 버리는 것도 충분히 마음이 아프지만 가족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단위가 분해되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인 슈필만은 모진 처사를 당하며 결국에는 모든 가족도 잃은 채로 이리저.. 2021. 3. 1. 23:35
♣ [어색한 만남 더 어색한 헤어짐] 최근 함께 일하고 부딪히며 같은 일터에서 동고동락했던 친구 둘(과 동생 한 명)이 퇴직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신의 힘을 남몰래 스멀스멀 펼치고 있었을 20년 2월부터 일주일에 5일씩 꼬박꼬박 보던 친구들과 정확히 1년이 지나 작별인사를 한다. 그 시절, 우리 꼭 같이 2년 만기를 채우고 나가자! 라며 다짐을 나눴던 친구들과 이제 실없는 농담을 나눌 수 없다. 20대가 꺾여 후반이라는 길목으로 서서히 들어서는 이 시점이면 만남과 헤어짐이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아마 평생을 살아도 이런 감정은 낯설기만 할 것 같다. 만남은 언제나 설레고, 헤어짐은 언제나 애석하다. 처음에 쑥스러워하며 서로를 알아가던 엉뚱한 질문들이, 취미와 성격이 비슷하다며 잘 지내보자며 떨던 방정들이, 밤이 깊어지도록 셀 수 없이 나.. 2021. 2. 21. 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