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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영화리뷰

by jundoll 2021. 5. 19. 22:51

 

 

박찬욱 감독이 연출하고

이영애, 최민식이 연기한다.

 

요즘 10대 친구들은 아마 이영애라는 배우를 잘 알지 못할 것이지만, 결혼 전 이영애 배우의 위상은 정말 남달랐다. 한 때 전설적인 CF퀸으로 TV만 틀었다 하면 무진장 이쁜 연예인이 무언가를 선전하고 있었고, 드라마 할 시간이 되면 다분히 한국적인 미모를 가진 배우가 연기를 하고 있었으며, 자주는 아니지만 영화에도 얼굴을 비추며 팔방미인(요즘 말로 멀티태스커)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 배우가 더 특별하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본 적 없던 차가운 표정과 일그러진 욕망은 충분히 낯설게 다가오고, 폭발하는 감정과 날이 선 대사는 정말 생경하게 느껴진다. 이에 더해 박찬욱 감독의 초현실적인 연출과 내레이션으로 매끄럽게 진행되는 서사는 극의 재미를 더욱 풍부하게 해 준다. 

 

비록 [복수는 나의 것]으로 시작하여 [올드보이]를 지나 복수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엔 전작들에 비해 약한(?) 감이 있는데, 그 나름대로 소탈한 마무리를 한 것 같아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사실상 복수의 잔혹함'으로 등급을 매기자면 [복수는 나의 것]에서부터 약간씩 줄어들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왜냐하면 [복수는 나의 것]에 나오는 복수는 무분별한 집단 패싸움처럼 모든 이가 행하고 모든 이가 당하는 무차별적 복수이고, [올드보이]는 오직 한 사람에 대한 집착적이고 집중적인 복수이며, [친절한 금자씨]는 타인의 염원을 대신 행해준 선의에 바탕을 둔 복수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박찬욱 감독은 이 세상에 복수가 점점 줄어들고 용서와 사랑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세 연작을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간담이 서늘한 복수극을 여성이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금에서야 여성 서사 작품이 많아지는 추세여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2005년 당시엔 남성 서사 작품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더욱 신박하고 아이코닉한 포지션을 가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박찬욱 감독의 열렬한 팬으로서 정말 재밌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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