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35 ♥ [왕좌의 게임]과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 대하여 (상) [왕좌의 게임]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장장 여덟 개의 시즌을 거쳐 완결된 HBO TV시리즈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마찬가지로 HBO 콘텐츠로서 [왕좌의 게임] 드라마 시리즈의 프리퀄이다. [왕좌의 게임]이 허망한 완결을 맺고, 3년 뒤 2022년에 제작된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엄청난 팬인 나에게 거의 행복사할 정도의 소식이었다. 마침 웨이브를 구독하고 있던 때라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리뷰를 쓰고 있는 2년이 지난 지금 2024년에는 시즌2가 나오고 있다! 이 또한 행복한 일이 분명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하우스 오브 드래곤] 시리즈를 볼 수 없다. HBO 오리지널 컨텐츠인지라 HBO MAX에서 스트리밍 하는데, 이 놈들이 한국에.. 2024. 8. 1. 15:21 ★ [시계태엽 오렌지, 스탠리 큐브릭] 영화리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연출하고맬콤 맥도월 등이 연기한다.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는 1971년에 개봉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차기작이자 1962년 앤서니 버지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다. 프랑스 작가주의 형식에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서 기존 영화를 답습하지 않은 독창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슬로우 모션, 1인칭 시점 카메라 워킹, 초현실적인 연출, 명화에 모티브를 둔 시퀀스 등 놀랍도록 화려한 장면이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으며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사용하는 독특한 말투(nadsat)는 영화의 독창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훌륭한 언어적 요소로서 작용한다. 그리고 나에게 이 영화는 독창적이다 못해 독보적이기까지 하다.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가 아직도 선명하다. 언젠가 웹서핑을 하.. 2021. 8. 8. 19:11 ★ [샤이닝, 스탠리 큐브릭] 영화리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연출하고잭 니콜슨, 설리 듀발 등이 연기한다. [시계태엽 오렌지]를 본 뒤 큐브릭 감독의 연출법에 빠져 시청하게 된 두 번째 영화 [샤이닝]이다. 먼저 포스터와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큐브릭 감독이 가장 사랑했던 폰트는 파울 레너가 1927년에 제작한 푸투라(Futura)였다. 푸투라는 원이나 삼각형, 사각형과 직선 등 기하학적인 모양을 토대로 제작되어 시대를 타지 않는 폰트다. 또한 차분하고 정갈하며 미래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폰트에 푹 빠진 큐브릭 감독은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 2001]에서 오직 푸투라만 사용했다. 또한 큐브릭 감독은 포스터와 영화에 사용되는 폰트에는 절대 합의점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애초에 극심한 완벽주의자이기도 하고 서재에 글자와 .. 2021. 8. 2. 22:45 ★ [복수는 나의 것, 박찬욱] 영화리뷰 박찬욱 감독이 연출하고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등이 연기한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대박을 친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 박찬욱 유니버스 복수 3형제의 맏이, 정통 하드보일드 범죄 영화 [복수는 나의 것] 되시겠다. 이 영화는 간추려 설명하자면 '찬욱이 형 하고 싶은 거 다 해'다. 당시 [공동경비구역 JSA]로 주가가 치솟은 찬욱이 형은 이 때다 싶었는지 이런 무시무시한 괴작을 세상에 내놓았다. [복수는 나의 것]에 자비라는 개념은 없다. 또, 용서라는 개념도 없다. 오직 복수라는 개념만 여실히 존재한다. 특히 이 영화의 복수는 행함과 당함이 수건 돌리기 같은 방식으로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그 연속성으로 인해 더 처절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잔인하다. 잔인과 잔혹은 다르다. 잔혹하다는 것은 어떤.. 2021. 7. 28. 03:33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앤더슨] 영화리뷰 웨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하고레이프 파인스, 토니 레볼로리 등이 연기한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감독 중 한 명인 웨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한 8번째 장편영화다. 그의 영화는 마치 타란티노의 영화처럼 한 눈에 봐도 그가 연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분히 연극적인 대사라던가 정적인 카메라워크, 수평 수직적인 연출들은 관객들이 이 감독을 알아보게 함과 동시에 그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았다. 사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전작들은 한국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유독 이 작품은 특출 난 색감과 빠른 전개, 유려한 포스터와 프로덕션 디자인에 매료되어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이 영화의 최고 강점은 시각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테크닉이다. 때로는 무심하게, 때로는 대담하게 보여주는 여러 장면들은 환상.. 2021. 7. 25. 20:42 ★ [랑종, 반종 피산다나쿤] 영화리뷰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하고나릴야 군몽콘켓, 싸와니 우툼마 등이 연기한다.그리고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기획 및 제작했다. 개봉 전부터 참 기대를 하게 만든 작품이다. 감독들의 걸출한 필모그래피와 예고편에서 보여준 이국적인 비주얼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성층권 언저리까지 올려놨다. 게다가 여름날에 공포영화라니, 참 치킨과 맥주같이 뻔하면서도 거부하기 쉽지 않은 조합이지 않은가. 영화 시작 전 갑자기 쏟아진 어마 무시한 양의 소나기, 난생처음 들어보는 벼락 소리와 함께 감상하게 되어서 더 음산한 기분을 느끼며 극장에 들어섰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나온 후의 생각은 그 유별나고 신났던 감정과는 달리 불쾌함과 의아함만이 남았다. 이유는 뭘까. 영화를 이렇게까지 밖에 만들지 못한 이유가 뭘까. 하나씩 천천.. 2021. 7. 16. 19:38 ★ [지구를 지켜라!, 장준환] 영화리뷰 장준환 감독이 연출하고신하균, 백윤식, 황정민 등이 연기한다. 영화를 다 본 뒤에 이 글을 쓰며 저 포스터를 보고 있노라니 참 많은 생각이 든다. 장준환 감독은 좋은 말로는 선구자이지만 나쁜 말로는 또라이임이 틀림없다. 이런 포스터를 내놓고 그런 영화를 만들다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신하균이 나쁜 외계인들에게 납치를 당해서 지구를 위해 이 한 몸 바치는 그런 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포스터 부제에 '범우주적 코믹 납치극'이라고 되어 있다. 맞는 말이긴 하다. 다만 범우주적이라는 것은 이 영화의 기괴한 연출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고, 코믹이라 함은 블랙코미디임을 숨기고 있는 것이며, 납치극은 일반적인 납치가 아닌 납치 및 고문, 살해 등을 은폐하고 있다. 아주 무서운 포스터다... 2021. 7. 14. 03:02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제임스 L. 브룩스] 영화리뷰 제임스 L. 브룩스 감독이 연출하고잭 니콜슨, 헬렌 헌트, 그레그 키니어 등이 연기한다. 제목을 참 잘 지었다. 감독의 다른 작품들을 보면 [지랄발광 17세], [에브리띵 유브 갓 하우 두유 노우], [라이딩 위드 보이즈] 등 다분히 직설적인 네이밍 센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런 영화 타이틀은 나쁘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순박하고 꾸미지 않은듯 한 친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그것은 제목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도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마 이 감독의 영화들은 모두 'HUMANITY', 즉 인류애라는 주제의식을 장착하고 있으리라 감히 짐작한다. 영화는 실제를 바탕으로 한 허구의 이야기다. 즉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법한 이야기를 여러 .. 2021. 7. 13. 02:55 ★ [블랙 위도우, 케이트 쇼틀랜드] 영화리뷰 케이트 쇼틀랜드 감독이 연출하고스칼렛 요한슨, 플로렌스 퓨, 데이비드 하버 등이 연기한다. 왜 이게 [블랙 위도우]라는 이름을 가지고 나온 영화인지 알 것 같다. 이 영화는 물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스칼렛 요한슨의 블랙 위도우, 즉 '나타샤 로마노프'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나타샤의 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꽤 끈끈한 사이의 자매로 나오는 플로렌스 퓨가 연기한 '옐레나'의 비중도 만만치 않은 양을 차지하고 있길래 살짝 의아한 부분이 있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 엔드게임 이후 사망한 채로 서사가 종료되었던 나타샤의 '블랙 위도우' 타이틀을 아마 옐레나가 계승받는 구도가 아닐까 싶다. 아마도 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드라마인 [호크아이]에서 등장할 것으로 .. 2021. 7. 11. 03:05 ★ [말레나, 주세페 토르나토레] 영화리뷰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연출하고,모니카 벨루치, 주세페 술파로 등이 연기한다.스포일러가 있는 글이다. 그냥 봤다. 보통 영화를 보기 전에 대충 정해놓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정말 그냥 눈에 띄길래 봤다. 사실 포스터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딱히 끌리지는 않았지만 1시간 40분정도 되는 짧은 러닝타임에 속아 가벼운 마음으로 틀었다. 결과는 그저 생생한 충격과 몸이 떨리는 공포. 처음 30분까지만 해도 '소년의 발칙한 짝사랑을 그린 성장기 영화'인 줄 알았다. 이 영화는 소년의 눈과 호기심을 빌려 부끄러웠지만 용감했던,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그러나 누구나 겪었던 그런 시기를 표현한다. 소년은 처음 본 '말레나'에게 흠뻑 빠져 온갖 철없고 짓궂은 행동을 한다. 언젠가 그녀가 나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킬 그날을 .. 2021. 7. 8. 00:51 ★ [킬빌 2,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리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하고,우마 써먼, 데이비드 캐러딘, 마이클 매드슨 등이 연기한다. 1편에 비해 달라진 점은 명확하다. 대사. 타란티노 감독의 유려한 대화 표현법이 [킬빌 2]에는 있다. 잔인한 액션도 당연히 있는데 캐릭터 간에 주고받는 대사와 연기가 추가되어 훨씬 '봄직'한 영화가 되었다. 1편이 그저 '피의 대화'였다면 2편은 '대화와 피' 정도가 되려나. 타란티노 감독의 화려한 각본에 목말라있던 나는 당연히 1편보다 2편이 더 재미있었다. 특히 영화의 결론부에서 슈퍼맨과 배트맨, 스파이더맨의 입장 차이로 키도의 삶에 대해 열변하는 '빌'의 대사와 펄떡이는 금붕어, 움직이지 않는 금붕어의 이야기로 '삶과 죽음'에 대해 설명하는 대사는 정말이지 듣는 재미가 있었다. 이런 대사를 고안하고 디렉팅.. 2021. 7. 4. 03:03 ★ [킬빌 1,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리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하고,우마 써먼, 루시 루 등이 연기한다. 피가 단어 그대로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영화다. 이거 내 얼굴에 튀기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이 나온다. 사실 이 전작인 [저수지의 개들]이나 [펄프 픽션]도 피가 튀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다른 감독의 영화에서 (예를 들면 큐브릭) 이만큼 피가 나왔다면 사실 눈살이 찌푸려질 만도 한데, 타란티노 감독은 다시 한번 그만의 방법으로 잔인함을 잔인하지만은 않게 표현했다. 재밌다. 재밌는데, 피가 많이 나온다. 그것도 진짜 많이. 아마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본 타란티노 감독 영화가 아닐까 싶다. 노란 트레이닝복에 노란 머리의 서양인이 일본도를 들고 일본식 가옥에서 사무라이처럼 싸우는 장면은 이미 너무도 아이코닉하여 실제.. 2021. 7. 3. 13:10 ★ [아이즈 와이드 셧, 스탠리 큐브릭] 영화리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연출하고톰 크루즈, 니콜 키드먼이 연기한다. 보통 시원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을 '똥 싸다 끊긴 느낌'이라고들 한다. 이건 똥 싸다 끊긴 정도가 아니라 똥을 싸긴 쌌는데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느낌이다. 변기에도 없고 화장실 바닥에도 없다. 사라졌다. 내 2시간 30분과 함께. 영화는 오랜 러닝타임 동안 정말 느리게 사건을 늘어놓는다. 심적으로 느리게 다가왔다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말도 정말 느리고 화면 전환도 정말 느리다. 큐브릭의 팬인 나(이 영화로 탈덕했을지도 모른다)도 중간에 몇 번 끌 뻔할 정도로 서사가 지루하고 연출이 루즈하다. [샤이닝]과는 비슷한 류(긴장감을 높이는)의 음악을 사용하는데 그 빈도수가 현저히 낮아 전혀 긴장되지 않고, [시계태엽 오렌지]와 비교하면 더 높.. 2021. 7. 1. 02:06 ★ [머니볼, 베넷 밀러] 영화리뷰 베넷 밀러 감독이 연출하고브레드 피트, 요나 힐이 연기한다. 야구 영화다. 사실 야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야구 선수도 박찬호 선동렬 추신수 이승엽 이대호 정도밖에 모른다. 메이저 리그는 물론이고 국내 야구리그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을뿐더러 애초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어릴 적 꽤 자주 메이저 리그를 보시던 아버지는 이름도 생소한 선수들과 팀들에 대해 설명해주시곤 했는데, '팀 이름을 참 잘 짓는구나' 외에 든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이 영화에 나오는 팀은 심지어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러나 오클랜드 애틀래틱스라는 금전적 여유가 없었던 팀의 감동적인 실제 성공 일화를 다룬 이 영화의 연출과 서사는 나에게 나쁘지 않게 다가왔다. 연출은 차분하면서 잔잔히 감동적이었고, 전개는 다분히 정형적이면서 차근.. 2021. 6. 25. 02:16 ★ [루카, 엔리코 카사로사] 영화리뷰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연출한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 루카(생선)와 알베르토(생선)가 줄리아(인간)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천방지축 도시생활 성장 애니메이션이다. 바다괴물들(루카, 알베르토)이 인간의 물건과 문화를 경험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마치 실제 인간의 삶에서 한 아이가 청소년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듯하여 순수하고 귀엽기도 하지만 어른들과 외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통받는 모습을 보며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상처 받지 않을 거리를 잘 모르는 루카와 알베르토, 줄리아는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어떤 일이 상대의 기분을 좌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우기 시작한다.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을 상대로 어떤 어른은 핍박하고 어떤 어른은 응원하면 어떤 어른은 .. 2021. 6. 21. 02:09 ♣ [타인을 보여주는 선생님] 언젠가 나의 사고가 정착되고 흔들리지 않는 때가 온다. 남에게 잣대를 들이미는 그런 시기, 속된 말로 머리가 커져버린. 정착된 사고를 계속해서 깨 나가는 것이 성찰과 발전이고, 깨지 못한 채로 굳어버린 사람을 꼰대라고 부른다. 게다가 우리는 계층과 소속이 주기적으로 뒤바뀌는 세상에 살지 않는다. 어제 봤던 사람과 집단을 오늘도 높은 확률로 마주 보고 대화한다. 이는 굳어버리기에 아주 적합한 상태이며 원인이다. 또한 나는 오로지 나의 삶을 산다. 나는 가족의, 친구의, 애인의 삶을 살지 않는다. 오랜 시간 본 사람의 삶도 어렴풋이 눈치챌 뿐 정확히 알지 못한다. 물론 눈치채는 과정에도 부단한 노력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즉 타인의 삶에 대해 아는 방법은 존재하지만 분명 고된 여정이다. 간소화된 관계가 주를.. 2021. 6. 20. 01:09 ★ [바람의 검심 추억편, 후루하시 카즈히로] 영화리뷰 후루하시 카즈히로 감독이 연출하고[바람의 검심] 주인공인 히무라 켄신의 과거가 나온다. 이 영화는 바람의 검심 본작의 프리퀄이어서 주인공인 히무라 켄신(발도재)의 과거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바람의 검심 팬들에게는 유의미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작품성으로도 여느 일본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기존 바람의 검심(원제는 루로우니 켄신 -메이지 검객 낭만담-이다.)의 분위기와는 큰 차이가 있지만, 그 나름의 진중한 분위기와 과장되지 않은 전투씬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감상을 느끼게 해 준다. 항상 가던 맛집에서 안 먹던 메뉴 시켰는데 무지 맛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사실 요즘 일본 서브컬처에 대해 '한 물 갔다', '예전 같지 않다'라는 무성한 비판성 평가들의 근거가 .. 2021. 6. 19. 02:44 ★ [택시 드라이버, 마틴 스코세이지] 영화리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연출하고로버트 드 니로, 조디 포스터가 연기한다. 로버트 드 니로 배우의 연기를 처음 봤을 때가 영화 [인턴]이다. 당시엔 영화에 큰 관심이 없어서 이 할아버지가 누군데 사람들이 이렇게 난리를 치나 했다. 사실 당시 [인턴]을 시청한 뒤에도 미친 연기력이나 깜짝 놀랄만한 연출이 필요 없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냥 뭐 유명한가보다..' 정도만 느낀게 사실이다. 아직 필름끈이 많이 짧은 터라 인턴 이전의 로버트 드 니로 영화는 이 [택시 드라이버]가 처음인데, 역시 사람들이 입이 닳도록 칭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비록 70년대의 뉴욕에 다녀와 본 것도, 심지어 당시에 태어났던 것도 아니지만 뭔가 [트레비스]라는, 혹은 그와 유사한 인물이 실제로 당시에 있었고 그가 겪은 비극적.. 2021. 6. 3. 21:53 ★ [1987, 장준환] 영화리뷰 장준환 감독이 연출하고많은 우리나라 배우들이 연기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아버지 어머니에게 여쭤봤다. 정말 이때 이렇게 슬프고 무서운 일이 있었느냐고, 아버지 어머니도 이때 이런 데모에 나갔느냐고, 이한열 열사의 이야기를 실제로 신문으로 접했느냐고. 부모님의 생생한 기억들. 최루탄과 전경, 사이렌 소리와 확성기 소리, 불시 검문과 대학교 앞에 진을 친 사복 경찰들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실제로 경험할 수 없었던 당시의 사람과 사건들이 선명히 보이고 그들이 울부짖던 울음과 비명이 가슴에 날아와 박히는 기분이 들었다. 영화 [1987]은 무려 9년 뒤에나 세상에 -응애- 하며 태어난 [1996]년생 청년에게 당시의 참혹함과 부당함을 오롯이 전달해준 선배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통 영화에 대해 평가할.. 2021. 5. 21. 22:12 ★ [악인전, 이원태] 영화리뷰 이원태 감독이 연출하고마동석, 김무열, 김성규가 연기한다. 지금 당장 머리속에 떠오르는 원펀맨 마동석 캐릭터만 잠깐 세어봐도 다섯개는 족히 넘는 것 같다. 치킨도 5일 연속 먹으면 질리듯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역도 다섯번쯤 나오면 그 영화가 이 영화같고 아까 걔가 지금 얘같고 그런 법이다. 아예 주연이자 악역으로 등장한 영화는 아마 [악인전]이 처음일텐데 딱히 완전 순도 100% 악역이라고도 볼 수 없는 애매한 설정을 가지고 있어서 더 매력이 없지 않았나. 아예 그냥 다 뺏고 부시고 죽이고 때리고 했으면 그나마 신박했을 텐데 그 역할은 진짜 싸이코 범인인 김성규에게 떠넘기고 주연 배우니까 약간이나마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어 주려고 한 게 오히려 독이 되지 않았나 싶다. 원래 제일 꼴보기 싫은 애들이 일진.. 2021. 5. 21. 19:1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