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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추천39

★ [탈주, 이종필] 영화리뷰 본 리뷰는 1ROW 서포터즈로 선정되어 소정의 활동비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탈주]는 이종필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이제훈과 구교환이 주연을 맡았다. 최근 상업영화에서 가장 핫한 두 사람의 만남이라 기대가 크고, 또한 러닝타임이 짧아 가볍게 볼 수 있는 오락영화인 것으로 비춰진다. 그리고 극중 규남(이제훈)의 후임으로 동혁(홍사빈)이 등장하는데, 공교롭게도 나의 지난 리뷰가 홍사빈 주연의 [화란]이었던지라 더 눈여겨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홍사빈은 [화란]에서의 어둡고 우울한 배역보다 이렇게 어리숙하면서도 친근하고 또 그리 영특하지 않지만 당찬 캐릭터가 잘 어울리는 마스크라는 생각이 들었다.  [탈주]의 플롯은 정말 간단한데, 10년 만기 전역을 앞둔 북한군의 중사 규남이 오랫동안 꿈꾸던 대한민국.. 2025. 1. 30. 16:19
★ [더 차일드, 다르덴 형제] 영화리뷰 본 리뷰는 1ROW 서포터즈로 선정되어 소정의 활동비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더 차일드]는 벨기에 출신의 형제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가 한 팀인 “다르덴 형제”가 감독한 네 번째 장편 영화이다. 앞서 리뷰한 [로제타]와 [아들]에 이은 영화로서 역시 그들 특유의 연출이 돋보인다. 인물과 지독히도 가까운 카메라, 무미건조한 화법, 일말의 음악도 나래이션도 없는 현실성 등 예의 두 영화에서 쌓아올린 두 감독의 아이덴티티가 무척 강화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더 차일드]는 그래도 예의 두 영화보다 등장인물이 더 많고, 인물들이 활동하는 지역도 넓어졌으며,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다르덴 형제의 영화들 중에 진입장벽이 낮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두 영화보다 먼저 보는 것을.. 2025. 1. 1. 23:12
★ [시계태엽 오렌지, 스탠리 큐브릭] 영화리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연출하고맬콤 맥도월 등이 연기한다.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는 1971년에 개봉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차기작이자 1962년 앤서니 버지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다. 프랑스 작가주의 형식에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서 기존 영화를 답습하지 않은 독창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슬로우 모션, 1인칭 시점 카메라 워킹, 초현실적인 연출, 명화에 모티브를 둔 시퀀스 등 놀랍도록 화려한 장면이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으며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사용하는 독특한 말투(nadsat)는 영화의 독창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훌륭한 언어적 요소로서 작용한다. 그리고 나에게 이 영화는 독창적이다 못해 독보적이기까지 하다.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가 아직도 선명하다. 언젠가 웹서핑을 하.. 2021. 8. 8. 19:11
★ [샤이닝, 스탠리 큐브릭] 영화리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연출하고잭 니콜슨, 설리 듀발 등이 연기한다. [시계태엽 오렌지]를 본 뒤 큐브릭 감독의 연출법에 빠져 시청하게 된 두 번째 영화 [샤이닝]이다. 먼저 포스터와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큐브릭 감독이 가장 사랑했던 폰트는 파울 레너가 1927년에 제작한 푸투라(Futura)였다. 푸투라는 원이나 삼각형, 사각형과 직선 등 기하학적인 모양을 토대로 제작되어 시대를 타지 않는 폰트다. 또한 차분하고 정갈하며 미래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폰트에 푹 빠진 큐브릭 감독은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 2001]에서 오직 푸투라만 사용했다. 또한 큐브릭 감독은 포스터와 영화에 사용되는 폰트에는 절대 합의점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애초에 극심한 완벽주의자이기도 하고 서재에 글자와 .. 2021. 8. 2. 22:45
★ [복수는 나의 것, 박찬욱] 영화리뷰 박찬욱 감독이 연출하고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등이 연기한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대박을 친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 박찬욱 유니버스 복수 3형제의 맏이, 정통 하드보일드 범죄 영화 [복수는 나의 것] 되시겠다. 이 영화는 간추려 설명하자면 '찬욱이 형 하고 싶은 거 다 해'다. 당시 [공동경비구역 JSA]로 주가가 치솟은 찬욱이 형은 이 때다 싶었는지 이런 무시무시한 괴작을 세상에 내놓았다. [복수는 나의 것]에 자비라는 개념은 없다. 또, 용서라는 개념도 없다. 오직 복수라는 개념만 여실히 존재한다. 특히 이 영화의 복수는 행함과 당함이 수건 돌리기 같은 방식으로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그 연속성으로 인해 더 처절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잔인하다. 잔인과 잔혹은 다르다. 잔혹하다는 것은 어떤.. 2021. 7. 28. 03:33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앤더슨] 영화리뷰 웨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하고레이프 파인스, 토니 레볼로리 등이 연기한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감독 중 한 명인 웨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한 8번째 장편영화다. 그의 영화는 마치 타란티노의 영화처럼 한 눈에 봐도 그가 연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분히 연극적인 대사라던가 정적인 카메라워크, 수평 수직적인 연출들은 관객들이 이 감독을 알아보게 함과 동시에 그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았다. 사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전작들은 한국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유독 이 작품은 특출 난 색감과 빠른 전개, 유려한 포스터와 프로덕션 디자인에 매료되어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이 영화의 최고 강점은 시각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테크닉이다. 때로는 무심하게, 때로는 대담하게 보여주는 여러 장면들은 환상.. 2021. 7. 25. 20:42
★ [버드맨,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영화리뷰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연출하고마이클 키튼, 에드워드 노튼, 엠마 스톤 등이 연기한다. 어려웠다. 그러나 1년 전의 내가 봤으면 어렵기는커녕 분명 이해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영화 [버드맨]은 영화인들을 위한 영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영화와 연극이 이 작품의 주된 요소로서 작용하고 있기도 하고 여러 영화들의 오마쥬가 있고 많은 레퍼런스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1년 전의 나는 영화를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 사람(물론 정의는 다분히 애매하다만)이었다. 극장에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해외영화와 신파범벅 한국영화가 '시간이 맞으면' 보러 가던 사람이었다. 어느샌가 영화에 관심이 생겨 하나 둘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다지 잘 쓰지는 않아도 꾸준히 글을 써오고 있다. 또,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감.. 2021. 7. 24. 03:42
★ [디파티드, 마틴 스코세이지] 영화리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연출하고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잭 니콜슨, 마크 월버그 등이 연기한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좋아하는 감독, 좋아하는 장르가 모두 들어있는 진귀한 영화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언제나 '큰 한 방'은 없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일정한 높이의 파도를 치게 하는 감독이다. 또, 잔인한 장면을 굳이 사용하지 않으면서 잔인한 세상을 만들어내는 감독이기도 하다. 그리고 절대 '재미없게' 만들지 않는다.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와 스코세이지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는 어느 정도 장르적인 동일성을 가지고 있지만 엄연히 다른 감상을 남긴다. 전자는 총알을 있는 대로 갈기는 쾌감이라면 후자는 총을 몰래 겨누고 있는 쫄깃함이랄까. 뭐 여튼 두 거장 모두 최상의 오락 영화를 만들어주기 때.. 2021. 7. 20. 02:58
★ [랑종, 반종 피산다나쿤] 영화리뷰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하고나릴야 군몽콘켓, 싸와니 우툼마 등이 연기한다.그리고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기획 및 제작했다. 개봉 전부터 참 기대를 하게 만든 작품이다. 감독들의 걸출한 필모그래피와 예고편에서 보여준 이국적인 비주얼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성층권 언저리까지 올려놨다. 게다가 여름날에 공포영화라니, 참 치킨과 맥주같이 뻔하면서도 거부하기 쉽지 않은 조합이지 않은가. 영화 시작 전 갑자기 쏟아진 어마 무시한 양의 소나기, 난생처음 들어보는 벼락 소리와 함께 감상하게 되어서 더 음산한 기분을 느끼며 극장에 들어섰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나온 후의 생각은 그 유별나고 신났던 감정과는 달리 불쾌함과 의아함만이 남았다. 이유는 뭘까. 영화를 이렇게까지 밖에 만들지 못한 이유가 뭘까. 하나씩 천천.. 2021. 7. 16. 19:38
★ [지구를 지켜라!, 장준환] 영화리뷰 장준환 감독이 연출하고신하균, 백윤식, 황정민 등이 연기한다. 영화를 다 본 뒤에 이 글을 쓰며 저 포스터를 보고 있노라니 참 많은 생각이 든다. 장준환 감독은 좋은 말로는 선구자이지만 나쁜 말로는 또라이임이 틀림없다. 이런 포스터를 내놓고 그런 영화를 만들다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신하균이 나쁜 외계인들에게 납치를 당해서 지구를 위해 이 한 몸 바치는 그런 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포스터 부제에 '범우주적 코믹 납치극'이라고 되어 있다. 맞는 말이긴 하다. 다만 범우주적이라는 것은 이 영화의 기괴한 연출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고, 코믹이라 함은 블랙코미디임을 숨기고 있는 것이며, 납치극은 일반적인 납치가 아닌 납치 및 고문, 살해 등을 은폐하고 있다. 아주 무서운 포스터다... 2021. 7. 14. 03:02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제임스 L. 브룩스] 영화리뷰 제임스 L. 브룩스 감독이 연출하고잭 니콜슨, 헬렌 헌트, 그레그 키니어 등이 연기한다. 제목을 참 잘 지었다. 감독의 다른 작품들을 보면 [지랄발광 17세], [에브리띵 유브 갓 하우 두유 노우], [라이딩 위드 보이즈] 등 다분히 직설적인 네이밍 센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런 영화 타이틀은 나쁘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순박하고 꾸미지 않은듯 한 친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그것은 제목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도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마 이 감독의 영화들은 모두 'HUMANITY', 즉 인류애라는 주제의식을 장착하고 있으리라 감히 짐작한다. 영화는 실제를 바탕으로 한 허구의 이야기다. 즉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법한 이야기를 여러 .. 2021. 7. 13. 02:55
★ [8일의 밤, 김태형] 영화리뷰 김태형 감독이 연출하고이성민, 박해준, 남다름, 김유정, 김동영 등이 연기한다. 영화의 포스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절대 눈을 뜨지 마라." 이것은 영화의 포스터 디자인 팀에서 몰래 넣어둔 경고가 아니었을까. 눈을 뜨지 말았어야 했다. 눈을 감고 소리만 듣는 게 더 흥미로울 뻔했다. 솔직히 완성도가 현저히 낮다. 설정은 어수룩하고 연출은 유치하며 연기는 오글거린다. 이성민 배우는 그냥 [미생]의 '오상식'을 다시 연기했다. '업을 청산해야 하는 중'을 연기해야 하는데 그냥 '붙임성 없는 나이 든 아저씨'를 다시 연기했다. 박해준 배우는 배역에 정말 안 어울렸다. 평소 연기를 못하는 배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형사 배역을 처음 해보는 건지 불만이 많지만 정이 있는 사람을 연기하는 게 처음인 건지 보는.. 2021. 7. 11. 14:18
★ [블랙 위도우, 케이트 쇼틀랜드] 영화리뷰 케이트 쇼틀랜드 감독이 연출하고스칼렛 요한슨, 플로렌스 퓨, 데이비드 하버 등이 연기한다. 왜 이게 [블랙 위도우]라는 이름을 가지고 나온 영화인지 알 것 같다. 이 영화는 물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스칼렛 요한슨의 블랙 위도우, 즉 '나타샤 로마노프'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나타샤의 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꽤 끈끈한 사이의 자매로 나오는 플로렌스 퓨가 연기한 '옐레나'의 비중도 만만치 않은 양을 차지하고 있길래 살짝 의아한 부분이 있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 엔드게임 이후 사망한 채로 서사가 종료되었던 나타샤의 '블랙 위도우' 타이틀을 아마 옐레나가 계승받는 구도가 아닐까 싶다. 아마도 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드라마인 [호크아이]에서 등장할 것으로 .. 2021. 7. 11. 03:05
★ [말레나, 주세페 토르나토레] 영화리뷰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연출하고,모니카 벨루치, 주세페 술파로 등이 연기한다.스포일러가 있는 글이다.  그냥 봤다. 보통 영화를 보기 전에 대충 정해놓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정말 그냥 눈에 띄길래 봤다. 사실 포스터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딱히 끌리지는 않았지만 1시간 40분정도 되는 짧은 러닝타임에 속아 가벼운 마음으로 틀었다. 결과는 그저 생생한 충격과 몸이 떨리는 공포. 처음 30분까지만 해도 '소년의 발칙한 짝사랑을 그린 성장기 영화'인 줄 알았다. 이 영화는 소년의 눈과 호기심을 빌려 부끄러웠지만 용감했던,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그러나 누구나 겪었던 그런 시기를 표현한다. 소년은 처음 본 '말레나'에게 흠뻑 빠져 온갖 철없고 짓궂은 행동을 한다. 언젠가 그녀가 나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킬 그날을 .. 2021. 7. 8. 00:51
★ [킬빌 2,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리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하고,우마 써먼, 데이비드 캐러딘, 마이클 매드슨 등이 연기한다. 1편에 비해 달라진 점은 명확하다. 대사. 타란티노 감독의 유려한 대화 표현법이 [킬빌 2]에는 있다. 잔인한 액션도 당연히 있는데 캐릭터 간에 주고받는 대사와 연기가 추가되어 훨씬 '봄직'한 영화가 되었다. 1편이 그저 '피의 대화'였다면 2편은 '대화와 피' 정도가 되려나. 타란티노 감독의 화려한 각본에 목말라있던 나는 당연히 1편보다 2편이 더 재미있었다. 특히 영화의 결론부에서 슈퍼맨과 배트맨, 스파이더맨의 입장 차이로 키도의 삶에 대해 열변하는 '빌'의 대사와 펄떡이는 금붕어, 움직이지 않는 금붕어의 이야기로 '삶과 죽음'에 대해 설명하는 대사는 정말이지 듣는 재미가 있었다. 이런 대사를 고안하고 디렉팅.. 2021. 7. 4. 03:03
★ [킬빌 1,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리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하고,우마 써먼, 루시 루 등이 연기한다. 피가 단어 그대로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영화다. 이거 내 얼굴에 튀기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이 나온다. 사실 이 전작인 [저수지의 개들]이나 [펄프 픽션]도 피가 튀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다른 감독의 영화에서 (예를 들면 큐브릭) 이만큼 피가 나왔다면 사실 눈살이 찌푸려질 만도 한데, 타란티노 감독은 다시 한번 그만의 방법으로 잔인함을 잔인하지만은 않게 표현했다. 재밌다. 재밌는데, 피가 많이 나온다. 그것도 진짜 많이. 아마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본 타란티노 감독 영화가 아닐까 싶다. 노란 트레이닝복에 노란 머리의 서양인이 일본도를 들고 일본식 가옥에서 사무라이처럼 싸우는 장면은 이미 너무도 아이코닉하여 실제.. 2021. 7. 3. 13:10
★ [아이즈 와이드 셧, 스탠리 큐브릭] 영화리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연출하고톰 크루즈, 니콜 키드먼이 연기한다. 보통 시원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을 '똥 싸다 끊긴 느낌'이라고들 한다. 이건 똥 싸다 끊긴 정도가 아니라 똥을 싸긴 쌌는데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느낌이다. 변기에도 없고 화장실 바닥에도 없다. 사라졌다. 내 2시간 30분과 함께.  영화는 오랜 러닝타임 동안 정말 느리게 사건을 늘어놓는다. 심적으로 느리게 다가왔다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말도 정말 느리고 화면 전환도 정말 느리다. 큐브릭의 팬인 나(이 영화로 탈덕했을지도 모른다)도 중간에 몇 번 끌 뻔할 정도로 서사가 지루하고 연출이 루즈하다. [샤이닝]과는 비슷한 류(긴장감을 높이는)의 음악을 사용하는데 그 빈도수가 현저히 낮아 전혀 긴장되지 않고, [시계태엽 오렌지]와 비교하면 더 높.. 2021. 7. 1. 02:06
★ [머니볼, 베넷 밀러] 영화리뷰 베넷 밀러 감독이 연출하고브레드 피트, 요나 힐이 연기한다. 야구 영화다. 사실 야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야구 선수도 박찬호 선동렬 추신수 이승엽 이대호 정도밖에 모른다. 메이저 리그는 물론이고 국내 야구리그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을뿐더러 애초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어릴 적 꽤 자주 메이저 리그를 보시던 아버지는 이름도 생소한 선수들과 팀들에 대해 설명해주시곤 했는데, '팀 이름을 참 잘 짓는구나' 외에 든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이 영화에 나오는 팀은 심지어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러나 오클랜드 애틀래틱스라는 금전적 여유가 없었던 팀의 감동적인 실제 성공 일화를 다룬 이 영화의 연출과 서사는 나에게 나쁘지 않게 다가왔다. 연출은 차분하면서 잔잔히 감동적이었고, 전개는 다분히 정형적이면서 차근.. 2021. 6. 25. 02:16
★ [루카, 엔리코 카사로사] 영화리뷰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연출한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 루카(생선)와 알베르토(생선)가 줄리아(인간)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천방지축 도시생활 성장 애니메이션이다. 바다괴물들(루카, 알베르토)이 인간의 물건과 문화를 경험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마치 실제 인간의 삶에서 한 아이가 청소년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듯하여 순수하고 귀엽기도 하지만 어른들과 외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통받는 모습을 보며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상처 받지 않을 거리를 잘 모르는 루카와 알베르토, 줄리아는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어떤 일이 상대의 기분을 좌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우기 시작한다.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을 상대로 어떤 어른은 핍박하고 어떤 어른은 응원하면 어떤 어른은 .. 2021. 6. 21. 02:09
★ [바람의 검심 추억편, 후루하시 카즈히로] 영화리뷰 후루하시 카즈히로 감독이 연출하고[바람의 검심] 주인공인 히무라 켄신의 과거가 나온다. 이 영화는 바람의 검심 본작의 프리퀄이어서 주인공인 히무라 켄신(발도재)의 과거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바람의 검심 팬들에게는 유의미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작품성으로도 여느 일본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기존 바람의 검심(원제는 루로우니 켄신 -메이지 검객 낭만담-이다.)의 분위기와는 큰 차이가 있지만, 그 나름의 진중한 분위기와 과장되지 않은 전투씬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감상을 느끼게 해 준다. 항상 가던 맛집에서 안 먹던 메뉴 시켰는데 무지 맛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사실 요즘 일본 서브컬처에 대해 '한 물 갔다', '예전 같지 않다'라는 무성한 비판성 평가들의 근거가 .. 2021. 6. 19.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