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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추천9

◆ [낮비, 후루야 미노루] 만화리뷰 후루야 미노루의 일곱 번째 작품. 후루야 미노루의 일곱 번째 만화. [낮비]는 여섯 권이다. [시가테라] 처럼 나름 긴 편인데, 읽는 건 곱절로 버겁다. 만화는 내내 우울하다. 인물은 대부분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해 도피처를 정당화하는 패배자들이고, 여전히 글래머 미녀.. 들이 찌질남들을 좋아하지만 그 알콩달콩한 심리묘사는 이전작들에 비해 현저히 적다. 물론 이런 것들을 차치하고 나서라도 [낮비]에는 그냥 사이코 연쇄살인마가 내내 나온다.  다들 그의 만화가 자기복제가 심하다고 하길래 어느 정도인가 싶었는데, 매 작품 모두 설정이 비슷할 뿐 전개는 판이하다. 나중에 후루야 미노루 특집으로 정리하겠지만, [두더지], [시가테라], [심해어]가 드라마 장르라고 한다면, [낮비]는 스릴러에 가깝다. 보통 소시.. 2024. 7. 31. 12:09
◆ [심해어, 후루야 미노루] 만화리뷰 후루야 미노루의 여섯 번째 작품.  [심해어]는 네 권이다. [두더지]와 같은 분량이지만 훨씬 읽기 편하다. 뭐 글이 잘 읽힌다거나 그림이 매끄럽다 하는 이유가 아니라 우울의 색채가 짙지 않고, 악역이라고 부를만한 후루야 미노루식 빌런들이 판을 치지 않기 때문이다. 후루야 미노루 만화에는 꼭 비슷한 악인 부류, 소위 "잃을 것 없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잃을 대로 잃어서 아무것도 남지 않아, 흉악범죄를 거리낌 없이 저지르는 소시오패스들이다. [심해어]에는 그런 다이나믹한 인간은 (별로) 없다. 물론 그로 인해 드라마성이 줄어든 것은 아쉽다.  사실 심해어는 살짝 심심한 정도다.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으나, 사건이 적어 드라마틱하지는 않다. [그린힐]과 [시가테라] 그 사이에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 2024. 7. 31. 11:58
◆ [시가테라, 후루야 미노루] 만화리뷰 후루야 미노루의 다섯 번째 작품. 후루야 미노루의 다섯 번째 만화. [시가테라]는 여섯 권이다. 짧디 짧은 작품의 연속인 후루야 미노루 작품들 사이에서 그나마 분량이 조금 있지만, 여전히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 게다가 [시가테라]는 극도로 우울하지도, 극도로 허무하지도 않다. 밸런스가 훌륭한 수작, [시가테라]는 불안과 행복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 타는, 질 나쁜 양아치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평범(?)한 주인공 오기노 유스케의 성장일지다.본 포스팅은 조금 길 예정이니, 결론 먼저 말하자면,[시가테라]는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한다.드라마 장르의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너무 우울하지도, 너무 개그스럽지도 않은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짧고 굵은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본작은 후루야 미노루의 우울 시리즈 입문작이라고 .. 2024. 7. 31. 11:36
◆ [두더지, 후루야 미노루] 만화리뷰 후루야 미노루의 네 번째 작품.  [두더지]는 네 권이다. 보통 만화책 한 권 읽는데 30-40분 정도 소요된다고 치면, 넉넉잡아 2시간 30분이면 다 읽을 수 있다. 분량이 짧다고 해서 내용이 짧은 것은 아니다. 훌륭한 만화는 만화가 끝난 뒤에도 만화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두더지]는 개인적으로 후루야 미노루 만화 중에 최고다. 전작 [그린힐]에서 간간이 드러내던 작가의 우울함이 최고치를 찍었고, 완벽한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후루야 미노루의 만화 세계가 [두더지]를 기점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두더지]에는 저질 개그도, 어이없는 흐름도, 허무한 결말도 없다. 진지하고, 상당히 우울하다. 본 포스팅은 조금 길 예정이니, 결론 먼저 말하자면,[두더지]는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한다.우울한.. 2024. 7. 31. 11:12
◆ [그린힐, 후루야 미노루] 만화리뷰 후루야 미노루의 세 번째 작품. 그린힐은 고작 세 권이다. [두더지]는 네 권, [시가테라]는 여섯 권, [심해어]는 네 권인데, [그린힐]은 세 권이다. 하루만에 다 볼 수 없으면 그냥 만화 볼 시간이 없는 사람이다. 아무리 삶이 바빠도 만화책 세 권 정도는 읽는 게 좋다. 물론 [그린힐]에 시간을 내서 읽어야 할 만큼의 훌륭한 메시지나 철학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도 못 내놓을 찌질이들의 향연.. 저질 개그.. 털끝만큼도 없는 진지함.. 뭐 하나 뜻깊게 볼 수 있는 요소가 없지만, 또 그게 [그린힐]의 매력이라면 매력이겠다.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보게 되는 옛날 시트콤 처럼.  사실 [그린힐] 이전의 후루야 미노루 만화가 [이나중 탁구부]. [크레이지 군단]인지라 진지한 만화를 기대하는 것도.. 2024. 7. 31. 01:28
◆ [크레이지 군단, 후루야 미노루] 만화리뷰 후루야 미노루의 두 번째 작품. [크레이지 군단]은 네 권이다. 데뷔작인 [이나중 탁구부]에서 보여줬던 개그력을 응축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세번째 만화인 [그린힐]은 진짜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봤었는데, 그나마 [크레이지 군단]은 미소 정도는 지으며 볼 수 있을 정도다. 같은 작가의 같은 개그 만화인데 왜 평가가 다르냐면, [그린힐]에는 아주 작은 우울함이 있고, 그것이 개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의 작품 세계관이 바뀌어가는 기점이라 그런 것도 있겠다만, 개그는 개그답게 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크레이지 군단]은 오로지 개그에만 올인해 담백하다. [극한직업]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딱히 스토리랄 게 없는데, 엄마가 돌아가신 뒤 새아빠에게 쫓겨난 형제가 비슷한 처지의 친.. 2024. 7. 31. 00:56
◆ [조각가, 스콧 맥클라우드] 만화리뷰 스콧 맥클라우드 작가가 집필했고예술가의 삶에 대해 다루는 그래픽 노블이다. 인생은 참 알 수 없다. 이 책은 무려 3년 전부터 본가의 내 방 책장에 꽂혀 있었다. 당시에 신문에서 어떤 칼럼을 읽은 아버지께서 이 작품에 흥미가 생겨 직접 서점에서 구매하셨고 정말 재밌다며 연거푸 읽어보라고 하셨었다. 당시에 바쁘기도 했고 책이 너무 두꺼운지라 딱히 마음이 가지 않아서 읽지 않았고 곧 나는 자취를 하게 되었다. 당연히 책은 본가에 있기 때문에 읽을수도 없었거니와 사실 기억 속에서 아예 잊힌 상태였다. 그런데 우연히 친구의 집에서 놀다가 [만화의 이해]('도서' 카테고리에 리뷰를 적어 놓았다)라는 교양도서를 추천받았고 단숨이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책을 단숨에 다 읽은 후 작가인 스콧 맥클라우드에 대해 더 알.. 2021. 7. 20. 20:31
◆ [잘 자 푼푼, 아사노 이니오] 만화리뷰 아사노 이니오 작가가 집필한염세주의적인 특징이 잘 드러난 드라마 장르의 만화다. 이런 만화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리뷰를 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그림체? 스토리? 메시지? 배경? 캐릭터? 혹은 작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이유는 하나다. 뭐 하나 부족한 곳이 없는 명작이기 때문에. 에반게리온을 추천해줬던 친구가 두 번째로 건넨 만화는 바로 이 [잘 자 푼푼], 원어로 [오야스미 푼푼]이다. 이상하게 이름이 외워지지 않더라. -여자친구는 이를 오야스미 퐁퐁, 호호, 쿵쿵, 동동, 퉁퉁 등으로 계속 헷갈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만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스타일의 제목이기도 하고 전혀 주제가 예상되지 않는 모호한 단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더 그렇다. 그러나 한 번 만화를 읽기 시작한 나는 단 이틀, 그것.. 2021. 7. 18. 19:04
♠ [에반게리온, 안노 히데아키] 애니리뷰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연출하고가이낙스에서 제작했다. 전공과 관심사가 거의 비슷한 친구에게 추천받은 20세기 일본 서브컬처 걸작 중 하나인 에반게리온이다. (대신 나는 친구에게 스킨스 시리즈를 추천해줬다. 본격 우울, 다크 콘텐츠 맞교환.) 1995년에 방영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시청했고, 이는 현재 NETFLIX에서 훌륭한 자막과 함께 서비스 중이어서 어렵지 않게 시청할 수 있다.   무릎 사이 머리 넣고 축 쳐져있기 달인, 주인공 이카리 신지.가정 환경이 그리 녹록지 않아 항상 불안해하고 외로워한다.모든 사건의 중심이지만.. 약간 매를 벌고 화를 자초하는 스타일.이젠 싫어.. 애니메이션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어디선가 한 번쯤 본 아스카.오렌지 브라운 머리에 새침한 표정, 당찬 말투가 트레이드 마.. 2021. 6. 29. 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