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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스킨스, 시즌4] 드라마리뷰

by jundoll 2021. 6. 10. 23:45

 

영국의 E4 채널에서 방영하고

카야 스코델라리오, 잭 오코넬, 루크 파스퀄리노 등이 연기한다.

 

진짜 화가 난다 화가 나. 또 당했다 또. 스킨스 제작진의 머리통을 열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망가졌는지에 대해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이런 엔딩은 영화 [미스트]의 결말처럼 다분히 허무하다. 드라마는 영화보다 훨씬 긴 서사와 다양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긴 시간 동안 공을 들여 만들고 보는 것인데, 이렇게 처리를 해버리면 시청자들은 공중에 붕 떠버리고 만다. 이 캐릭터들과 무려 810분, 13시간 하고도 반절을 함께했는데 고작 50분 만에 친구들이 날 버린 것이다. 가장 나오지 않았어야 할, 역대 드라마 최악의 엔딩이 아니었나 싶다. 

 

 

 

 

이젠 퇴폐미가 아니라 그냥 퇴폐해져 버린 에피. 주변사람을 신경 쓰지 않는 이기적인 태도와 얼굴만 믿고 감정을 조종하려고 했던 자의 끔찍한 말로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에피는 모든 인류애를 상실했고 굳세던 자존감도, 사랑하던 사람도, 소중했던 관계도 모두 놓아버렸으니 어떤 미래가 있을지.. 참 걱정이 된다. 오빠 반만 닮아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

 

 

 

끝까지 지 멋대로 하다 진짜 짱구가 되어버린 우리의 쿡. 진짜 제발 정신 좀 차려.. 겨우 정신 차리고 얌전히 투옥되나 싶었는데 그새 탈옥해서 또 문제를 일으키고 다닌다. 본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네 덕에 이 지긋지긋한 시즌3,4를 버텨냈다.. 이젠 그저 앞으로도 계속 찾아볼 명장면들을 많이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여친은 에피.. 절친은 쿡.. 2세대 최악의 포지션 프레디. 친구 때문에 휘둘리고 여친 때문에 휘둘리고 아주 난리 부르스가 난다. 결국 말도 안 되는 일에 휘말려 어이없게 퇴장하는데, 정말 할 말이 많다. 1세대의 크리스는 적어도 복선이라도 깔려 있었는데 얘는 그냥 죽어라 고생만 하다가 뜬금없이 사건을 맞이한다. 이 사건을 통해 도대체 시청자에게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인생의 덧없음? 불안정한 일의 연속? 관계의 파멸? 무엇이 되었든 납득하기 힘들 것 같다.

 

 

 

연애도 하고 철도 좀 들어서 그나마 사람 구실 하게 된 JJ. 옆에는 JJ가 푹 빠진 애기 엄마 라라. 물론 과거는 복잡시럽다.훈훈한 에피소드를 보여주며 아빠미소 짓게 만드는 둘이라서 이 둘만 다루는 후속작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인류애가 모두 사라진 판도라. 남친이랑 다투기도 하고 바람도 피우고 인생의 쓴맛을 아주 제대로 맛본다. 근데 은근 공부는 잘했는지 혼자 하버드로 가버리는.. 아니 전남친이랑 같이 가버리는.. 그나마 밝은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캐릭터다. 역시 끝까지 노는 녀석은 말 그대로 끝까지 놀게 되고 중간에 몰래 공부하는 것들이 결국엔 승리한다.

 

 

 

역대급 비주얼을 뽐낸 우리의 싸가지 바가지 케이티. 맘은 여리지만 말을 못되게 해서 은근 비호감이었지만, 여러 위기를 겪고 교화되며 생각을 고쳐 먹으려고 하는 모습이 아주 흐뭇했다. 결국 크게 좋아진 형편으로 나아갈 수는 없었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기에 긍정적인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사이다처럼 속이 뻥 뚫리는 명장면을 만들어내며 멋지게 퇴장.

 

 

 

세상 물정 조금은 알게된 쌍둥이 언니, 케이티와 달리 오히려 더 엇나가는 에밀리. 늦바람이 무섭다고 얌전하던 애가 갑자기 막 나가니까 당황스럽다. 에피한테 영향을 받은 것인지 온갖 퇴폐적 방황의 끝을 달리는데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다. 가족이랑은 어찌어찌 좋은 사이를 유지하지만 속이 많이 문드러진 듯하다.

 

 

 

여러모로 맘고생 많았던 나오미. 너무 애매하게 행동한 나머지 온갖 피해는 다 입기 때문에 정신이 온전하지 못할 것 같다. 그나마 마지막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며 성장하려 하지만 얼마나 갈지는.. 잘 모르겠..

 

 

 

아마 영국 내에서 가장 인내심 있는 외국인 1위 토마스. 판도라와 쿡때문에 맘고생 씨게 하지만 상당히 의연하다. 가장 어른스러운 캐릭터가 아닐까.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판도라와의 미래를 약속하게 되는데 그냥 다른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 

 

 

 

앞서 말했듯 역대 드라마 중 최악의 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시즌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시즌3,4까지만 보고 스킨스에서 하차하는 것일까. 난 아직도 모르겠다. 시작보다 중요한 게 마무리인 법인데, 이목구비는 원빈으로 만들어 놓고 머리카락은 빼놓고 마무리한 조각상을 본 기분이랄까. 캐릭터들은 비록 막장스러웠지만 매력이 있었기에 그들의 서사가 궁금했고, 지금까지 서로에게 담아둔 원망과 쌓아둔 감정들이 해결되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볼 수 있었던 것인데, 마지막에 이런 허술한 결말을 준비해뒀었다니. 스킨스 제작진은 전에도 말한 것처럼 분명 변태다. 그냥 변태도 아니고 상변태다. 

 

이러쿵저러쿵 안 좋은 소리 많이도 늘어놨지만 결국 이 드라마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하나라고 본다. '이렇게 살면 클난다'. 10대 때 해도 되는 것이 있고 10대때 하지 않아도 될 것이 있으며, 10대가 하면 안 되는 행동이 있다. 그 기준은 어느 누구도 정해주는 것이 아닌 본인이 직접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만 분명 어른들이 도와줄 수 있는, 도와줘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드라마의 시청 가능 연령이 19세 이상인 이유는 어른들, 부모들, 선생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아이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에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나쁜 아이는 없다. 에피도, 쿡도, 에밀리도, 판도라도, 그 누구도 부모에게 영향을 받지 않는 아이는 없다. 분명 아이에게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 어른들의 역할이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안 좋은 방향으로 엇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스킨스는 '이렇게 무책임하면 당신의 아이가 클난다'는 메시지를 아이들의 사건과 갈등을 빌려 어른들에게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나름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1세대 아이들에게는 못 비빈다.

아마 시즌5,6은 시청하지 않을 듯싶다.

 

 

[Skins] 시즌4.

서사 ★☆☆☆☆
연출 ★★★★★
대사 ★★★★☆
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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