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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스킨스, 시즌2] 드라마리뷰

by jundoll 2021. 6. 8. 12:55

 

영국의 E4 채널에서 방영하고

니콜라스 홀트, 마이크 베일리, 한나 머레이 등이 연기한다.

 

밉다. 너무도 밉다. 스킨스 제작진은 진짜 나쁜 사람들이다. 이런 식으로 끝내는 게 어디 있나 싶다. 스킨스 시즌1 리뷰에서 말했듯 이 괴랄하고도 못돼먹은 제작진은 캐릭터에게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게 해 놓고 이런 슬픈 결말을 준비해 놨었다. 진짜 변태들이 분명하다. 시즌 1의 해맑던 우리 토니 패밀리들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못했고 아무것도 나아진 게 없는 상태로 성인이 되었다. 우리들도 그랬을까. 우리도 이렇게 마구잡이로 성인이 된 걸까.

 

 

 

사고 후 동네 바보가 되어버린 우리의 멋쟁이 토니. 너무 질이 안 좋았는지 버스가 강제로 교화시켜 버린다. 그래도 끝에 정신은 차렸으니 다행이다. 굳세게 맘 다잡고 미래로 나아가려고 한다. 부모님 속좀 그만 썩여.. 미셸이랑은 좀 헤어지고..

 

 

 

여러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며 Badass로 진화한 시드. 이제 할 말 다 하고 살지만 여전히 사랑 앞에서는 너무도 서툰 바보다. 편을 거듭할수록 시드는 성장했고, 안좋은 일도 정말 많이 겪었다. 하지만 의젓함이 생겼달까, 이젠 잘생겨 보이기까지 한다. 누구보다 솔직했던 시드는 이제 자신의 뜻을 따라 걸어갈 일만 남았다. 형이 응원할게..

 

 

 

시즌1,2 내내 이리저리 휘둘리다 결국 지쳐버린 미셸. 이성관계 말고는 딱히 문제가 없어서 몰입이 되지 않는다. 다들 각자 갈 길 가지만 뭔가 앞으로도 엄마 집에 얹혀살며 멈춰있을 것 같다. 의존적 성향이 너무 강한 나머지 혼자서는 일어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어떤 미래가 있을지 몰라도 이대로는 위험하다.

 

 

 

한 톨의 멘탈도 남지 않고 모조리 쓸려버린 캐시. 시드와의 관계에서 받는 상처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도 이제 막 10대를 벗어나려고 하는 캐시에게는 너무 중압감이 컸던 게 아닐까. 결국 한 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그곳으로 야반도주하게 되지만 그곳의 삶이 평탄할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본인의 잘못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기에 더욱 잔혹하고 애잔했던 캐시의 서사는 이렇게 끝이 났다.

 

 

 

시즌2에 잠깐 등장하는 토니의 동생 에피와 친구 판도라. 에피는 토니닮아 문란하기 짝이 없고 판도라는 순수 덩어리다.큰 비중은 없으나 다음 시즌을 위한 소중한 캐릭터들이다. 벌써부터 사람 답답하게 하는 에피의 신비주의와 또 다른 의미로 답답하게 하는 판도라는 어떤 케미스트리를 보여줄까. 지금 너네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나중에 보자.

 

 

 

할말하않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스킨스 제작진은 길가다 나한테 돌팔매질을 당해도 할 말이 없다. '꼭 이렇게까지 했어야만 했냐!'는 김래원의 외침이, 그 분노와 절규가 너무도 이해가 간다. 맘 다잡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한 크리스. 이젠 저 장난스러운 얼굴만 보면 눈물이 핑 도려고 한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다음 생에는 형이랑 살자.

 

 

 

편을 거듭할수록 아름다워지는 쟐란더. 유독 정상적인 캐릭터여서 그런지 앞의 문제아들과는 또 다른 류의 정이 들었었는데, 이젠 보내줘야 한다. 앞날이 창창한 우리의 쟐. 나쁜 과거 다 잊고 즐거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스토커(스케치) 때문에 별의별 일 다 겪는 앤워와 맥스. 정체성을 찾아 나아가려고 하는 맥스는 정말 보기 좋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누린다는 것은 이토록 힘든 것이다. 앤워는 친구 따라 강남 갔지만 워낙 갈대 같아 걱정이 되지만 옆에서 정진하는 맥스를 보면 아마 깨닫는 바가 많을 것이다.

 

 

 

시즌1에는 하이틴 감성이라는게 있었다. 학창 시절 일어나는 별 일 아닌 사건들과 시답잖은 사랑이야기가 합쳐진 그런 것. 아, 물론 마약과 담배를 한 움큼 쑤셔넣긴 했지만 말이다. 시즌1이 그냥 커피라면 시즌2는 TOP가 분명하다. 조금 더 쉬운 예로 시즌1이 진라면 순한 맛이라면 시즌2는 진라면 매운맛이다. 그것도 캡사이신 세게 쥐고 두 바퀴 정도 넓게 두른. 

 

누군가는 멈추고 누군가는 나아간다. 혹은 누군가가 멈췄기에 누군가는 나아갈 수 있다. 혹은 누군가가 멈춰야만 누군가가 나아갈 수 있다. 국민은 사회가 정해놓은 테두리 안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사람과 사건을 마주하게 되어있다. 그것이 교육이고 적응이며 다른 말로 사회화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그 변화를 직면하며 나의 존재와 사회의 필요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게 된다. 이때 그들은 아주 불안해하고 무서워한다. 그들은 사회가 원하는 필요에 내가 부합하지 못할까 봐 우울해하거나, 혹은 내 존재가 사회의 필요보다 더 뛰어나기 때문에 싫증을 낸다. 그래서 부모, 선생, 기관이 그렇게 다분히 힘쓰는 것이다. 불안한 청소년은 불안한 성인이 되고 불안한 성인들로 이뤄진 불안한 사회는 말 그대로 불안하기 때문에.

 

스킨스 1세대의 마무리가 찝찝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불안하기 짝이 없는 토니와 친구들은 이런 상태로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성인이 되어버린다. 당장 내일부터는 어디서 살지, 어디로 갈지, 뭘 먹을지, 뭘 입을지, 뭘 할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을 내려 책임을 져야 한다. 이리저리 날뛰고 이것저것 해보고 이런저런 사건을 마주했던 그들의 일상은 이제 공기의 무게마저 바뀌어 끝없이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경주마와 같은 궤도에 올라버렸다. 그것을 지켜보는 일은 매우 고통스러웠다. 그들의 철없고 순수했던 이야기는 시청자에게 '아, 나도 소싯적엔 이름좀 날렸는데" 라며 실없는 소리를 할 수 있는 훌륭한 자양분이었지만 이젠 그들마저도 나와 똑같은 성인이 되어버렸기에 시청자의 입장에선 동심을 다시 한번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0고백 1차임이 이런 느낌일까.

없었던 친구와 이별을 한 기분이다.

무지하게 질척이고 싶다.

 

앞으로 많은 드라마를 보겠지만 아마 스킨스 1세대는 안 까먹을 것 같다.

 

 

[Skins] 시즌2.

서사 ★★★
연출 ★★★★★
대사 ★★★
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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