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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스킨스, 시즌3] 드라마리뷰

by jundoll 2021. 6. 8. 21:48

 

영국의 E4 채널에서 방영하고

카야 스코델라리오, 잭 오코넬, 루크 파스퀄리노 등이 연기한다.

 

일전에 시즌2 리뷰에 시즌1은 진라면 순한맛, 시즌2는 진라면 매운맛이다.라는 구절을 적었는데, 이젠 그 비교마저 우스워진 꼴이 되었다. 2세대로 교체되며 시작된 시즌3는 분명 틈새라면이다. 매워도 너무 맵다. 애초에 친구들이라는 설정을 가졌던 1세대 아이들과 달리 2세대는 학교에 처음 입학하는 과정부터 보여주기 때문에 처음부터 온갖 사건에 휘말리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1세대 애들은 오히려 성숙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은 과학이다 과학.

 

동성애, 막장, 자폐, 이민자 등 아주 다양한 문제를 가진 2세대의 아이들은 1세대의 거식증, 의존증쯤은 아무 문제 아니었다는 듯이  토니의 얼굴천재 여동생 에피를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어쩔 수 없이 1세대랑 자꾸 비교를 하게 되는데 1세대 아이들은 사랑과 우정이 적절하게 섞여 어떤 캐릭터들은 우정을, 또 어떤 캐릭터들은 사랑을 챙기곤 했었는데, 이 2세대 아이들은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다. 이미 친한 애들은 정해져 있고 나머지는 곁다리다. 그런데 사랑하는 방식은 너무도 복잡하다. 내 여자친구를 내 친구'들'이 좋아하고 또 어떤 여자애는 내 친구를 좋아하는데, 걔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고 걔의 쌍둥이 동생은 레즈비언인데 또 나랑 걔랑 사이가 발전되고 어쩌고 아주 무지성 집단 감정 소모를 서슴없이 한다. 끈끈함 보단 치정극이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뭐 암튼 시간은 잘 간다.

 

 

 

오빠 닮아 외모 하나는 일품인 토니 동생 에피. 국내에도 수많은 에피병 환자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짙은 스모키 화장과 알 수 없는 표정, 모든 것을 비웃고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파티 셀럽. '얼굴은 이쁜 게 다야!'라는 철칙을 손수 깨부수어주고 있는 문제아. 신비주의이자 쾌락주의이며, 모든 사건의 중심이다. 피는 못속인다.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쿡. 진짜 황당해서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 속된 말로 '노빠꾸 인생'. 슈퍼 막장 문제아 다혈질이지만 뭔가..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 아주 유일무이한 캐릭터다. 복잡한 가정사가 있는지 친구들 앞에서는 내색 않고 뒤에서 혼자 현타 세게 오는 스타일이다.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고 모든 관계를 부숴버리는 파괴 왕이다. 그러니 쿡이 없으면 [스킨스 2세대]는 스프 빠진 라면이었을 것이다.

 

 

 

쿡의 절친이자 에피에게 빠져버린 스케이트 보드 중독 프레디. 이래 저래 쿡한테 많이 밀리고 가정 상태도 그리 좋지만은 않다. 사랑도, 우정도, 학업도, 노는 것도 뭔가 다 애매해서 그다지 정이 가지 않는 캐릭터다. 질투하고 감정에 휘둘리는 모습만 본다면 1세대의 미셸같은 느낌이랄까. 솔직히 쿡은 노답이긴 한데 재미는 있어서 보는 맛이 있지만 프레디는 그냥 노잼이다.

 

 

 

쿡, 프레디와 함께 삼총사의 마지막 멤버 JJ. 약간의 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가장 착하고 순수하다. 소위 동정이라고 놀림을 받고 항상 무시당하기 일수지만 누구보다 친구사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정한 의리남이다. 여자 앞에선 벌벌 떨고 쿡 말고는 좋아하는 사람도 없는 마술을 구사한다.

 

 

 

순수의 극치, 에피바라기, 여자판 JJ 판도라.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성 제로, 눈치 제로 캐릭터인데, 에피만 줄줄 따라다니면서 온갖 상처란 상처는 다 받고 이리저리 휘둘려 다니면서 쓴맛을 본다. 은근 엉뚱한 매력이 있긴 한데 자존감이 심하게 낮기 때문에 측은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친구 잘못 사귄 경우의 표본.

 

 

 

쌍둥이 자매 케이티(좌)와 에밀리(우). 케이티는 에피보다 더 문란하기 짝이 없고 에밀리는 소심한 레즈비언이다. 서로만의 언어가 있을 정도로 친하지만 항상 날이 선 말투를 쓰며 투닥거리기만 한다. 케이티는 어디서 이렇게 못된 것만 배워왔는지 'Bitch'같은 행동을 많이도 하고 다니는데, 은근히 귀엽기도 하고 털털해서 시원하기도 하다. 에밀리는 맨날 당하기만 해서 1세대의 시드 보는 것처럼 속이 참 답답한데 본인의 성향을 밝히면서 주변인들과 생기는 마찰에 혹여 큰 상처를 받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에밀리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혼란스러워하는 나오미. 일탈을 싫어하는 척 하지만 사실상 즐기고 있는 듯.. 정체성이 흔들리는 모습이 정말 잘 표현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지도 않았던 동성에게 빠지면서 자신을 책망하는 나오미를 보면서 이 세상의 성소수자들이 얼마나 부정적이고 마주치기 힘든 시선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을지에 대해 생각이 들게 한다.

 

 

 

부푼 기대를 안고 영국으로 이민 온 콩고인 토마스. 얘는 하필이면 이민 오자마자 에피와 판도라를 만나 친구가 되는 바람에 온갖 못 볼 꼴 다 보고 상처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역시 1세대의 쟐처럼 여러 능력이 뛰어나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계속 1세대와 비교를 하게 되는데, 이 무지막지한 2세대 애들은 1세대의 끈덕진 맛이 전혀 없고 계속 트러블 화해 트러블 화해 트러블 화해의 연속이라 가끔 지칠 때가 있었던 것 같다. 상식을 벗어난 사건이 자꾸 일어나고 중간중간 생략된 내용도 많다. 이유가 없다고 해야 하나. 적어도 1세대의 캐시는 시드에게 자신을 챙겨준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빠졌었고, 쟐과 크리스는 서로 챙겨주기를 반복하다가 정이 들며 사랑에 빠졌는데, 이것들은 그냥 얼굴 5초 보고 사랑에 빠진다. "10대니까 그럴 수도 있지~"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이렇다 저렇다 나쁜 평을 늘어놓아도 결국 시즌4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왜? 재밌으니까.. 아무리 개떡같이 흘러가는 개연성과 오그라드는 대사가 판을 친다고 해도 인물들이 갈등속에서 혼란스러움을 겪고 망가져가는 모습의 묘사가 사실적이어서 몰입이 된다. 예전엔 어른들이 아침드라마를 도대체 무슨 재미로 보나 했는데, 이젠 알 것 같다. 나랑 상관없는 갈등은 참 흥미롭다.

 

시즌1,2때 스킨스 제작진의 괴랄함을 모르고 캐릭터들에게 너무 몰입을 한 나머지 따끔하게 혼났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3,4 친구들에게는 정을 조금씩만 주려고 한다. 

 

제임스 쿡 만세. 쿡 영국 영어 발음 만세.

 

 

 

[Skins] 시즌3.

서사 ★★
연출 ★★★
대사 ★★★★
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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