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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바이킹스, 시즌6] 드라마리뷰

by jundoll 2021. 6. 3. 21:52

 

히스토리 채널에서 방영하고

캐서린 윈닉, 알렉산더 루드윅, 알렉스 호그 앤더슨 등이 연기한다.

 

형제 전쟁이 끝난 뒤 뒤바뀐 운명을 걷는 아이바와 비욘이 등장한다. 아내를 죽이고 야반도주한 아이바는 다른 문화권을 마주하는데.. 이제 와서 다른 문화권을 등장시키는 이유와 개연성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바이킹스 시즌 전체에서 시즌6 1기가 제일 재미없다. 드라마를 보는데 끈기와 인내심이 필요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차라리 옛날 초등학생 시절에 방영한 [크크섬의 비밀] 같은 말도 안 되는 드라마가 더 재밌을 지경이다. 겨우 버텼다 겨우 버텼어.

 

 

 

 

한 일이라고는 페이스타투밖에 없는데 나름 잘 풀린 우베. 시즌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다. 동생한테 뺏긴 비중을 상당히 많이 회복하는 듯. 어떻게 보면 가장 고생 안 하고 간지도 나고 가오도 살린 몇 안 되는 캐릭터가 아닐까. 갈수록 정이 들어 이제는 맘에 든다.

 

 

 

끄적임 티스토리 선정 바이킹스 최고의 명장면. 전설적인 바이킹과 쉴드메이든의 재회. 시즌6 1부에서 유일하게 건진 장면이다. 이 시퀀스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다. 라게타는 한 번도 라그나를 잊은 적이 없다는 것.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고 여러 사람을 만났어도 라게타의 마음속엔 과거 라그나와 비욘, 기다와 함께 농사를 짓던 그때가 가장 소중했다는 것. 시즌 중 가장 성대한 장례식을 치른 후 가라앉아 라그나의 옆에 누워있는 라게타의 시신은 지금까지의 모든 시름을 잊은 듯 아름다워 보였다. 완벽한 연출이다. 눈물이 좀 났다.

 

 

 

NTR장인, 예토전생, 야심가, 멀리서 지켜보기 1등, 분조장 1등. 여러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도저히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는 올레그 대공. 사실상 아이바한테 군대만 빌려주면 그만인 녀석인데 자꾸 이상한 콘셉트를 갖고 감정을 말한다. 마치 귀멸의 칼날에서 온갖 빌런들이 자기만의 사정이 있다는 것을 모조리 설명하는 꼴을 보는 기분이랄까. 감정이 궁금하지 않은 캐릭터에게 왜 자꾸 비중을 주는 것일까. 에피소드를 늘리고 싶으면 아이바와 흐빗세르크의 해결되지 않는 앙금을 더 조명해서 형제간의 우애를 다지는 게 나았을 것이다. 으휴.

 

 

 

스토리는 점점 산으로 가고 전투씬은 더 이상 흥미롭지 않다. 원툴이다 원툴. 아무리 혁신적인 전술을 사용하여 싸우려고 해도 결국 도끼질이다. 다른 문화권을 등장시켰으면 조금은 다른 점을 보여줘야 하는데 바이킹과 루스족이 다른 것이라고는 모자의 유무밖에 없다. 그렇다고 강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가 있는 것도 아닌 시즌6 1부여서 정말 힘겹게 봤다. 

 

기념비적인 장면은 앞서 말했든 분명 존재한다. 눈물도 나고. 그러니 바이킹스 제작진은 팬들한테 못된 짓을 한거다. 안 볼 수 없게 만들어놓고 쓰-----잘 데기 없는 콘셉트와 장면을 이리저리 펼쳐놓았다. 너무하다. 마지막엔 뭔가 보여주겠지..

 

 

 

 

 


 

 

앞서 시즌6 1부에서 걱정한 것과 달리 2부의 모든 장면은 감회가 새롭다. 모든 캐릭터의 서사가 말끔하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종료가 되며 깜짝 놀랄만한 손님도 만날 수 있다. 대사와 연출, 연기는 모든 시즌을 통틀어 가장 완벽하고 감동스러웠다. 이게 추억보정+마지막화가 합쳐져 엄청난 시너지를 냈기 때문에 내가 객관성을 상실한 것인지 실제로 잘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리뷰라는 것은 남의 시선이 아닌 내 시선으로 하는 것이니 나는 잘 만들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보는 내내 발가락까지 닭살이 돋아버린 비욘의 퇴장씬. 바이킹스 명장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법하다. 분명 발할라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빠 엄마가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라그나가 '전설'의 칭호를 가지고 있다면 비욘은 '영웅'의 칭호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잘 컸고 잘 싸웠다. 멋지게 보내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시즌6 1부를 완전히 말아먹은 올리그 대공. 2부에서는 누구보다도 추하게 퇴장한다. 더 말하기도 싫다. 그냥 저 수염만 봐도 짜증이 치솟는다.

 

 

 

개고생 후에 광명찾은 뻘짓원정대3기. 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뤄준 유일한 효자 우베. 다른 형제들은 작은 것을 좇으며 전쟁하기 바빴지만 큰 세상을 바라본 우베는 결국 황금의 땅을 밟게 된다. 뭐 여기서도 여러 의미 없는 캐릭터가 판을 치지만 그래도 바이킹 하면 떠오르는 '탐험'의 이미지를 가장 잘 구현한 캐릭터가 아닐까.

 

 

 

프로포즈 3번 차임, 여친 두 명 자살, 자식 없음, 동생 죽임 등등.. 온갖 부정적인 타이틀은 모두 가진 비운의 왕 하랄드. 야심은 누구보다 뛰어나지만 인복은 누구보다 없는 애잔 보스.. 그나마 잘하는 건 건배사 정도.. 아 왕관도 잘 어울리긴 해.. 얼마 못 가는 게 흠이지만. 잉글랜드 재침공 당시에도 그냥 고기 방패 역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다 쑤심 당해 죽는 하랄드. 전설과 영웅의 그림자 속에서 살다 그림자처럼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 캐릭터지만 분명 메시지가 있다.

 

 

 

남자복 지지리도 없는 군힐드 여왕. 배신을 밥먹듯 하는 바이킹들 중 유일하게 정의로운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포스트 라게타같은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꽤나 멋진 퇴장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목숨보다 신념을 더 중요시하는 바이킹 전사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준 캐릭터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마지막에 가서야 깨달은 둘. 왜 자꾸 이 장면에서 눈물이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바와 ㅎ빗세르크(오타아님)의 마지막 대화 장면은 계속 돌려볼 듯하다. 다사다난한 아이바의 일대기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시즌5부터 한 에피소드에 한 번씩 소리를 질렀던 것 같은데 목 건강이 우려된다. 열연한 알렉스 호그 앤더슨에게 경의를 표한다. 

 

 

 

억지 개연성과 불필요 등장인물은 마지막 시즌엔 어쩔 수 없나 보다. 대차게 까고 있는 올리그 대공과 더불어 여러 의미없는 캐릭터가 판을 치지만 아무리 학창 시절이 재미없었어도 졸업식 때는 맛있는 거 먹지 않는가. 같은 맥락이다. 이미 끝난 이야기를 더 파헤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다. 끝난 것은 끝난 것이다. 작품엔 탈락과 불합격이 없으니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다.

 

아! 바이킹스 후속작인 [바이킹스 발할라]가 나온다는 소식을 얼핏 들었던 것 같은데 [바이킹스]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조정해서 나오면 역대급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램은 있다. 우리 아이바도 출연시켜줘..

 

완성도가 무척 높지는 않지만 나에겐 각별한 의미가 있는 드라마다. 2020년 여름 더위먹은 채로 정주행을 시작해 미친 듯 몰아본 시즌1,2,3과 느슨하고 천천히 한 편씩 아끼면서 본 시즌4,5, 그리고 거진 6개월을 기다린 뒤에 보기 시작한 시즌6까지. 어릴 적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소파에 앉아서 봤던 대하드라마를 제외하면 이렇게 긴 볼륨을 가진 드라마는 처음 본다. [브레이킹 배드]도 총 62화긴 한데 80화를 넘지는 않았으니까..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도 정말 많이 했다. 물론 시즌3까지만 보라고 하긴 했지만.. 덕분에 영국 역사, 스칸디나비아 역사에 대해서도 참 많이 공부했다. 영국의 7왕국이나 알프레드 대왕부터 시작해서 중세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풍습이나 문화, 또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아메리카 대륙까지 가게 된 경로 등.

 

요즘 우리나라엔 대하사극이 잘 나오지 않는다. 제작비도 많이 들고 사람들이 딱히 관심도 없으며, 이미 나올만큼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10년만 시간을 뒤로 돌려도 선덕여왕이나 불멸의 이순신, 이산이나 장길산, 주몽이나 허준, 태조 왕건이나 대조영 등 굵직굵직한 드라마가 해마다 쏟아져 나오곤 했다. 그 당시 사람들은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저녁만 되면 브라운관 TV보단 살짝 업그레이드된 TV를 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시청하곤 했다. 누구나 왕건의 궁예를 따라 했고, 누구나 이순신의 명대사를 읊었다. 단순히 드라마를 넘어 하나의 단어였던 것이다. 이 같은 맥락으로 보면 [바이킹스]도 내 딴에나 흥미로운 중세 물이지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과거를 무대로 한 위대한 작품일지도 모른다. 전설 속에나 등장했던 라그나와 비욘, 아이바같은 인물들은 극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고, 고유한 전투 방식과 주술 의식, 살아가는 것에 대한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었기 때문이다. 

 

평가는 당연히 주관적이다. 객관적 평가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굳이 한 줄로 평가하자면 '힘들었지만 끝내 도착한 여정' 정도가 되지 않을까. 뭐가 되었든 마지막이다. 89화라는 긴 대장정이 끝났다. 앞 뒤 자르고 40분 정도 시청했다고 치고, 89화를 봤으니 나는 3560분, 대략 60시간 정도를 이 드라마와 함께 했다. 쉽지만은 않았지만 뿌듯하기도 하다. 여름방학 숙제를 다 끝내고 시원한 수박을 먹는 기분이랄까.

 

나중에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람을 만나면 바이킹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내 주변사람은 거의 안 보니까.. 그걸 왜 보냐고 함.. 또, 나중에 꼭 덴마크의 바이킹박물관을 가볼 예정이다. 실제 바이킹들이 탄 배가 전시되어있다고 하는데 안 볼 수 없지 않은가. 그 포스팅을 올리게 될 날을 기약하며.

 

 

 

 

 

 

 

 

 

 

 

 

 

 

 

 

 

 

 

SKOL!

 

 

 

 

[Vikings] 시즌6.

서사 ★★★☆☆
연출 ★★★★★
대사 ★★★★★
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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