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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작은 산, 큰 산]

by jundoll 2021. 6. 24. 22:48

 

작년 여름쯤 등산을 하다 문득 든 생각의 기록.

 

정상까지의 등산은 목표다. 또는, 목적이다. 즉 삶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 목적이다. 작은 산은 한 지점이 정상이자 목표로 정해져 있어서 모두가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등산해야 한다. 그러나 큰 산은 여러 봉이 있어 정상은 정해져 있어도 목표는 스스로 정할 수 있다. 꿈을 크게 가지라는 것은 여기에 해당한다. 미술 선생님이 꿈인 사람은 최선을 다해을 경우 미술 선생님이 된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하면 불안해하는 본능이 있다. 더 높은 자리의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더 나아가려고 해도 이미 정상에 올랐기에 그 산은 더 오를 곳이 없다. 그러니 산을 옮겨야 한다. 운이 좋으면 다른 산의 지금과 같은 고도에 내릴 수도 있겠지만 최악의 경우 처음부터 다시 산을 올라야 한다.

 

그러나 목표가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이라면, 일반적인 선생님이 되었을 때 충분히 다른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선생님만 가르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질리면 교수님이 될 수도 있고, 교수님이 질리면 지식인이 될 수도 있다. 목표는 가르치는 일이어서 아직 최종장에 다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또 다른, 더 크고 더 나를 만족시켜줄 다른 봉을 향해 방향만 다시 정립하면 된다. 다른 산으로 옮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맨 밑에까지 다시 내려갈 일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큰 산을 올라야 한다. 

작은 산을 오를거면 반드시 작은 마음으로 올라야 한다. 결과가 쉽게 질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산을 오를 때는 작은 마음으로 올라도 된다. 큰 산에는 큰 봉우리도, 작은 봉우리도 있으니 작은 봉우리 먼저 올라보고 더 오르고 싶은 마음이 들면 큰 봉우리를 향해 다시 걸으면 그만이다.

 

큰 산을 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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