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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정글 크루즈, 자우메 코예트세라] 영화리뷰

by jundoll 2021. 8. 6. 20:38

 

 

자우메 코예트세라 감독이 연출하고

드웨인 존슨, 에밀리 블런트 등이 연기한다.

 

영화 [정글 크루즈]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처럼 디즈니랜드 놀이기구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이다. 분노의 질주 세계관에서 빠져나온 뒤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드웨인 존슨과 최근 [콰이어트 플레이스 2]를 비롯한 여러 메이저 영화에 자주 얼굴을 비추는 에밀리 블런트가 주연으로서 연기한다. 영화는 평이하다. 그저 그런 스토리에 그저 그런 코미디, 그저 그런 CG와 그저 그런 결말. 사실 흥행 보증 수표인 디즈니 딱지를 붙이고 나온 영화 치고는 퀄리티가 살짝 낮은 감이 있다. 드웨인 존슨은 마치 한국의 마동석처럼 비슷한 배역만 줄줄 소화하고 있는 중이라 판에 박힌 모습을 보여줬고, 에밀리 블런트는 많이 흔들리는 캐릭터성을 보여주며 열연한 것 치고 그다지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거기에 디즈니에서 제작한 영화 치고는 그리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CG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어서 큰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영화는 디즈니의 여러 공식 중 하나인 '동심으로 장사하는 인물'과 '동심으로 구하려는 인물'의 대립 구도로 진행된다. 릴리(에밀리 블런트)는 과거 전설의 이야기를 믿고 모험을 떠나 전설 속 꽃잎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려고 하는 인물이다. 이에 반해 그녀를 쫓는 요아힘 왕자(제시 플레먼스)는 탐욕에 눈이 멀어 전설 속 꽃잎으로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인물이다. 물론 릴리를 돕는 프랭크(드웨인 존슨)도 초반엔 동심으로 장사하는 사기꾼으로 등장하지만 그녀와 생사를 넘나들며 숨겨왔던 진실이 점점 드러나게 되고 과거에 잃어버렸던 모험심, 동심, 목적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 사실 판에 박힌 주제에 판에 박힌 스토리라 딱히 새로울 것은 없다. 게다가 캐릭터성도 자주 무너지고 액션은 유치하며 개그는 1mm의 입꼬리도 움직이게 하지 못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눈이 막 즐겁지도 않다. 시간 떼우기엔 나쁘지 않을지 몰라도 확실히 좋은 영화는 아니다. 아! 프록시마는 나름 봐줄만 하다. 프록시마는 드웨인 존슨이 기르는 재규어의 이름이다.

 

 

그런데 영화 외적으로 궁금증이 생기긴 했다. 과연 이런 스토리가 먹히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인지, 아니면 내가 동심을 잃어 그들에게 몰입할 수 없었던 것인지. 영화를 쭉 보고 난 뒤 문득 이 영화가 변화를 따라오지 못한 것인지 내가 변한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이젠 내가 영화에서도 계속 다루는 전설, 동심, 모험, 신비 등에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정글 크루즈]가 훌륭한 영화가 많이 나온 지금의 시점에선 먹히지 않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던 걸까. 어차피 평가는 주관적인 것이니 답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영화가 어떤 위치에 있든 간에 반드시 평가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런 '애들' 영화에 무슨 작품성을 기대하냐고 말한다. "애들이 보는 영화가 다 그렇지" 라며 쉽게 영화를 포장하고 냉철한 판단을 보류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구시대적 발상은 영화 제작사에게 더 좋은 작품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모종의 이유를 선사하는 것과 같다.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주성철 저자가 집필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70가지, 2014]에서 그는 "관객은 한 편의 영화를 진정으로 완성하는 마지막 스태프다."라고 말한다. 그 말은 곧 영화라는 예술은 타인의 평가가 없으면 존재 가치가 흐려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작품을 깎아내리기 위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라는 문화를 지키기 위해 평가해야 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 평가의 의미에 대해 스스로 정의 내려야 한다.

 

올 여름(2021년 여름) 극장가는 도무지 건질 영화가 없다...

 

 

 

[Jungle Cruise]

서사 ★★
연출 ★★
대사 ★
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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