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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수어사이드 스쿼드, 데이비드 에이어] 영화리뷰

by jundoll 2021. 8. 3. 22:45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연출하고

윌 스미스, 자레드 레토, 마고 로비 등이 연기한다.

DC확장 유니버스의 세 번째 영화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조커, 데드샷, 할리퀸, 캡틴 부메랑, 인챈트리스, 디아블로 등 DC유니버스의 걸출한 빌런들을 한 데 모아 화려한 액션과 영상미,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까지 한 방에 보여주는 선물상자같은 영화다. 액션도 나름 화려한 VFX로 옆동네 히어로 무비들에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고, 캐릭터별로 자신의 능력을 한껏 뽑아내는 연출도 눈요깃거리는 되었으며, 아카데미 의상상을 받을 정도로 원작 코믹스와 배우의 비주얼이 흡사한 점도 칭찬할 만 하다. 물론 몇 캐릭터는 주요 캐릭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지만 그것은 사실 그렇게 큰 문제점은 아니다. 어차피 누군가는 버리고 가야 하는 시점에 확실히 인기몰이를 할 캐릭터만 살리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일지 모른다. 옆동네의 [어벤져스]는 다행히 다섯명밖에 되지 않아서 모두 데려갈 수 있지만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포스터에만 벌써 9명이다. 다 데려갈 수가 없다. 다 데려가려면 영화의 러닝타임이 5시간은 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할리퀸과 데드샷, 인챈트리스와 디아블로 같은 캐릭터들은 많은 비중과 함께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줬고 카타나, 캡틴 부메랑, 킬러 크록, 슬립낫 등의 캐릭터는 있는 둥 마는 둥 미비한 존재감을 뽐냈으며 그것은 곧 '가볍게 볼 영화'의 장점으로 작용하여 그나마 이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마고 로비의 할리퀸은 역대 히어로 무비중 가장 인기가 많고 유니크한 캐릭터로 자리잡았고, 자레드 레토의 조커도 지금까지의 조커들과는 달리 원작에 가장 가깝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단편적인 장점들은 영화의 작품성을 끌어 올리지는 못했다.

 

사실 캐릭터-물론 아주 적은 양의- 외엔 모든게 망가진 영화다. 영화란 '흥미로운 스토리'라는 주 재료로 만드는 요리이다. 물론 주 재료만 먹으면 맛이 없기 때문에 연출, 연기, 대사, 캐릭터, 음악, 미술같은 부 재료들과 함께 조리하여 맛있게끔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스테이크를 먹는데 아스파라거스랑 매쉬드 포테이토, 소스와 향신료만 있고 고기가 없으면 그걸 어떻게 스테이크라고 부르겠는가. 그것은 그냥 감자 야채 볶음이고, 우리는 감자 야채 볶음을 먹으러 레스토랑까지 발걸음을 옮긴 것이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감자 야채 볶음도 아닌 그냥 향신료다. 속이 꽉 찬 감자도, 아삭한 야채도, 찍어먹을 소스도, 심지어 고기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그냥 향신료다. 어떻게 손님이 왔는데 향신료만 먹으라고 주겠는가. 이 영화엔 캐릭터와 눈요깃거리만 있고 나머지 모든 요소는 거의 없다 싶이 하다. 왜 무자비한 빌런들이 갑자기 친해졌는지도, 왜 세상을 구해야 하는데 사랑 이야기만 하는지도, 왜 그냥 지나가는 다른 '착한' 히어로가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나쁜' 빌런들을 이용했는지도, 왜 자꾸 복선도 설명도 아닌 장면을 보여주는지도.. 이외의 '비주얼'과 '캐릭터'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현저히 낮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가장 이해가 안가는 것은 각자의 못된 삶을 살던 빌런들이 그냥 이야기 한 번 나눴다고 둘도 없는 가족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온갖 BADASS한 분위기를 풍겼던 캐릭터들이 이제는 나쁜 일이 지겨운지 갑자기 누군가를 위하는 선심을 쓰고 있다. 이건 영화의 기본적인 배경을 모두 무시하는 게으른 행보가 아닌가. 유명하다 못해 세계적인 배우들을 데려다가 겉멋만 치장해주고 이런 싸구려 각본으로 승부를 보려 했다는 것 자체가 영화보단 팬들을 겨냥한 캐릭터 소개 영상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옆동네 반만 해도 이보단 나을 것이다. 감독의 문제일까 배급사의 문제일까.

 

사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내일(2021.08.04 수) 제임스 건 감독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러 가기 전 의식같은 개념으로 시청했다. 기대도 많이 되고 전작에서 붕괴한 면들을 제임스 건 감독의 해학적 묘사로 완벽하게 덮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뭐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아마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도 제임스 건 감독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대차게 흥행하여 자신의 과오가 잊혀지길 바라고 있지 않을까. 옆동네 MCU는 성공적인 페이즈 3의 마무리 이후 새로운 세계관을 성공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젠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아무튼 DC의 발돋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충분히 부담스럽겠지만 우리 모두 건 감독에게 마지막 기대를 걸어보자.

 

 

 

[Suicide Squad]

서사 ★
연출 ★★★
대사 ★
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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