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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미국이라는 나라 영어에 대하여 1, 이창봉] 도서리뷰

by jundoll 2021. 7. 2. 17:49

 

이창봉 작가가 집필하고,

영어의 은유적 표현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수롭지 않은 인스타그램 서핑(이제는 웹서핑보다 더 주류로 자리 잡은)을 하면서 가장 의미 있게 다가오는 순간은 전혀 알지 못했던 책이나 영화를 추천받을 때다. [미국이라는 나라 영어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사람인 북스(saramin_books)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평소 미국 영화, 미국 드라마, 미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나를 흥미로운 소재로 자극하길래 구매 후 즐겁게 혼내주고 있다. 

 

이 책은 미국에 오랜 기간 살지 않으면 모를만한 은유적 표현 -이 책에서는 인지 언어학자인 레이코프와 존슨의 입을 빌려 이해하기 힘든 추상적인 목표 영역(target domain)을 화자들이 자신이 속한 문화권 속에서 구체적이고 익숙한 근원 영역(source domain)으로 비유하여 이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들의 기원과 이유, 사용법과 주의점에 대해 알려주는 지침서 역할을 한다. 게다가 종교, 돈, 폭력, 자동차, 옷 등 여러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더 다양하고 세분화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책의 작가인 이창봉 교수님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라고 하니, 본인의 언어학 분야의 높은 지식과 수준 높은 견해를 가지고 있으실 것이 분명하고, 카톨릭 대학교 교수직까지 맡고 계시다는 것은 사람에게 가르침을 주는 방법까지 알고 있으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책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이 책을 읽는데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자세다. 미국 문화와 영어를 사랑하는 자세. 이런 견식을 가진 고수는 세상을 보는 눈도 다르겠지. 나도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게 다가온 은유적 표현과 미국 문화에 대해 끄적이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사실 이 포스팅-앞으로도 몇 개가 더 나올지 모르는-은 50%는 이창봉 교수님이 쓰신 것이나 다름 없으니, 내 나름대로 열띤 홍보를 하여 감사를 표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또 언젠가 떠날 세계여행에서 반드시 가야 하는 미국에서 더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공부하는 것도 있다. 정리해야만 기억에 남는 법이니까.

 

 

 


1장 그리스도교 신앙.

 

자유와 평등에 바탕을 둔 그리스도교 정신 - 삶의 방향을 이끈 정신적 지주.

물질주의 가치관과 자본주의 체제 - 사회의 구조와 모습의 결정.

 

16세기 최초의 미 대륙을 개척한 최초의 유럽인은 스페인 사람들. California주의 주요 도시들 이름이 -San Francisco, San Diego, San Antonio- 스페인식 이름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느님을 믿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진 미국인은 전 국민의 90%가량이다. 개신교 60%, 가톨릭 30% 그러니 당연히 God이나 Jesus, Bless, Satan, Devil 등의 단어를 은유적 표현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Oh my god!", "Jesus Crist!"

미드에서 15분에 한 번은 나오는 말들, "주여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정도의 뜻이란다. 우리나라에선.. "헉!" 이나 "헐!" 정도가 되지 않을까. 어떻게 보면(우리나라에 비하면) 상당히 고급스러운 어휘가 아닐까 싶다. 

 

 

"Bless you", "It's a blessing", "Blessing in Disguise"

초등학교 6학년에 2달동안 갔던 캐나다에서는 내가 재채기를 하면 모든 사람들이 Bless you!라고 해줬다. 이는 중세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재채기를 하면 영혼이 잠깐 빠져나간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하느님이 살펴주시기를" 하는 마음으로 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Bless라는 단어는 하느님이 내려주신 축복이나 성스러운 작은 기적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또, Blessing in Disguise는 항상 힙합 음악을 들으면 래퍼들이 자주 사용하는 구절인데 이는 '처음에는 나쁜 일인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좋은 일이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Disguise는 변장인데 변장한 축복, 그러니까 나쁘게 생긴 축복이다. 래퍼들이 쓰는 이유는 뭐 이런 게 아닐까. "그때 빌어먹게 힘들던 시절은 날 이렇게 성공하게 했으니 좋은 것이었다!"

 

 

"Go to Hell!", "What the hell are you doing here?"

Go to Hell! 같은 느낌은 사실 한국어로 번역하여 사용하면 약간 귀여운 욕으로 변하는 감이 있다. 미국인들한테나 지옥에 가면 모든 자신의 기도와 회개가 아무 쓸모 없어져 삶의 최종적 목표가 사라지는 느낌이겠지만 한국인들한테는 "지옥에나 가랏!" 정도이기 때문에 순하게 포장한 욕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또, 문장 중간에 hell이나 heck을 넣어 말하는 것은 정말 많이 쓰이는 듯 하다. 안 넣는 사람을 못 본 듯. 한국에서는 억양만으로도 저 감성을 낼 수 있으니 괜히 욕을 섞지는 않는 게 낫겠다.

 

책에서는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기독교와 관련된 표현을 쓴다고 한다. 예를 들어 "천국이네..", "지옥 간다 너", "저주받은 몸매" 등. 확실히 종교가 문화에 끼치는 영향은 정말 어마 무시하다. 어떤 집단의 문화가 은유로 자주 사용되면 확산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단어가 되어버린다. 말과 언어는 이토록 무서운 것이다. 이젠 사람들이 '천국'이라는 개념이 기독교적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조차 까먹었을 것이다. 

 

 

"Cross one's Finger"

한국에선 "두 손을 모아 기도할게" 정도라고 한다. Cross one's Finger. 손가락을 교차시킨다는 것인데, 사실 맨 처음엔 손가락으로 Cross, 즉 십자가를 만든다는 것인줄 알았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마 손깍지를 껴서 기도하는 모습을 나타낸 게 아닐까 싶다. 뭐가 맞는지는 혹시 이창봉 교수님께서 이 글을 보시면 답글을 남겨주시면 감사드리겠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 우리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은 단연코 언어다. 무분별한 줄임말과 비속어가 판치는 요즘 사회의 언어 생태계 속에서 나는 어떤 '언어자세'를 갖추고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은 비록 한국어는 아니지만 언어가 어떻게 활용되고 표현이 어떻게 생겨나는지에 대해 좋은 사례들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앞으로 만들어질 언어와 표현들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책에는 이 외에도 더 흥미롭고 재밌는 표현이 풍부하다. 이제 막 1장을 끝낸 참이다. 앞으로도 재밌는 표현을 모아 포스팅할 예정이니 혹시 관심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찾아오면 되겠다. 물론 그냥 책을 사서 읽는 게 가장 효율적이긴 하다. 책도 보고 이 포스팅도 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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