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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살아있다, 조일형] 영화리뷰

by jundoll 2021. 3. 3. 08:40

 

 

조일형 감독이 연출하고

유아인, 박신혜 등이 연기한다.

 

한숨이 나온다 한숨이 나와. 진심으로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고 한 줄 한 줄 써내려 가보겠다. 우선 좀비 영화다. 창궐, 부산행, 서울역, 반도를 잇는 국내 좀비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나온 뒤에 개봉한 영화다. 즉 '생소한 장르를 다뤘다'는 핑계도 댈 수 없는 것이다. [킹덤]과 [부산행] 이후 한국은 좀비물을 잘 만드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영화를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그 좋은 평가들의 다리를 골반 밑으로 다 잘라버리는 꼴이다. 어떤 시각으로 봐도 의미가 단 한개도 없는 영화다. 인간의 고립? SNS의 발달? 좀비 아포칼립스? 관계의 유대? Nope. 전혀 없다. 기대하지 마라. 아니 보지 마라. 열심히 만들었겠지만, 아니 사실 열심히 만든것 같지도 않으니 앞선 발언은 취소하겠다. 열심히 만들지도 않은 영화를 보느라 시간을 버리지 마라. 이건 권유이자 다른 의미의 추천이다.

 

영화는 내내 무기력하다. 좀비 아포칼립스가 도래한 세상은 정말 단어 그대로 '갑자기' 찾아왔고, 주인공인 오준우(유아인)에게 남은 것은 적은 양의 음식과 터지지 않는 전자기기다. 여러 위기가 지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찰나 반대편의 또 다른 생존자 김유빈(박신혜)이 재치를 발휘해 그의 선택을 막는다. 함께 힘을 합쳐 계속된 위협에 맞서고 끝내는 구출되는 아주 정형적이다 못해 판에 박힌 결말로 끝이 난다. 사실 더 많은 설정과 사건이 있긴 한데, 설명하고 싶지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설명할 거리가 없다.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오고 억지 무쌍(?)을 펼치기도 하지만 어떻게 봐도 무리하고 어떻게 봐도 유치하다. 더 깔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예능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예능과 예술의 차이는 생각의 유무에서 비롯된다. 생각을 안해도 되면 예능이고 생각이 필요하면 예술이다. [#살아있다]는 예능이다. 생각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 어떤 철학적 사유도, 복선의 여부도, 눈을 휘둥그리게 하는 연출도 없다. 내용은 있지만 실속이 없다. 겉은 멀쩡하지만 속이 다 썩은 과일같달까.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대사다. 내가 초등학교때 쓴 일기랑 흡사할 정도다. 어떠한 비유도, 은유도, 호흡도, 표현도 없는 날 것의 대사다. 중학생 UCC 수준이다. 예컨데 날아오는 비행기를 보며 "비행기다!"라고 하는 것과 "뭔가 오는데?"는 차원이 다르지 않은가. 전자는 자기들끼리 추측을 끝내지만 후자는 관객의 참여를 돋군다. 관객을 그 자리로 불러 내는 것이다. 이는 작품에 몰입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관객은 어느 영화에나 캐릭터에 이입을 한다. 캐릭터의 감정을 우리도 느끼고 캐릭터의 대사를 우리도 뱉는다. 그러니 영화엔 당연히 좋은 연기와 좋은 대사가 필요한 것이다. 이건 다분히 자연스럽다. 당연히 연기 잘하는 배우는 못하는 배우보다 몸값이 높고 좋은 대사와 시나리오를 쓰는 각본가는 몇 없는 것이다. 이걸 훌륭하게 해내지 못하겠으면 영화 대신 예능을 하면 된다. 그게 더 효율적이다.

 

나쁜 이야기 늘어놓기 힘들다. 칭찬은 쉬운데 힐난은 어렵다. 좀비물을 좋아하는 편인데 정말 보기가 힘들었다. 아마 아버지랑 거실에서 봤던거 같은데 그 시간은 참 소중했으나 콘텐츠가 잘못되었다.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살아있다]

서사

연출
대사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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