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3 ♣ [채우기 위해 비우기] 다소 헷갈리는 제목. 채우기 위해 비우기. 괜히 영어로는 Empty to Fill. 4학년 1학기 수업에 [비움]을 활용한 디자인 과제가 주어졌었다. 상당히 난항을 겪어서 기억에 남은 강의 중 하나인데, 디자인과 비움을 어떻게 엮어야 할지 디자인은 무엇이고 비움은 무엇인지, 비우면 비울수록 디자인은 명료해지는 법인데 [비움]의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참으로 골머리를 앓던 도중에 두 인물이 생각났다. 바로 장자와 노자. 동양철학의 큰 줄기 중 하나인 도가사상의 대가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이미 그 자체로 [비움]이기 때문에 그들을 알면 자연스레 비움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생각은 은근히 들어맞았고 그때부턴 어떤 해답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논문과 서적을 있는 대로.. 2021. 7. 7. 00:08 ♣ [작은 산, 큰 산] 작년 여름쯤 등산을 하다 문득 든 생각의 기록. 정상까지의 등산은 목표다. 또는, 목적이다. 즉 삶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 목적이다. 작은 산은 한 지점이 정상이자 목표로 정해져 있어서 모두가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등산해야 한다. 그러나 큰 산은 여러 봉이 있어 정상은 정해져 있어도 목표는 스스로 정할 수 있다. 꿈을 크게 가지라는 것은 여기에 해당한다. 미술 선생님이 꿈인 사람은 최선을 다해을 경우 미술 선생님이 된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하면 불안해하는 본능이 있다. 더 높은 자리의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더 나아가려고 해도 이미 정상에 올랐기에 그 산은 더 오를 곳이 없다. 그러니 산을 옮겨야 한다. 운이 좋으면 다른 산의 지금과 같은 고도에 내릴 수도 있겠지만 최악의.. 2021. 6. 24. 22:48 ♣ [멋쟁이 컨버스] 컨버스의 진정한 멋은 더럽혀짐에 있다는 사실을 안다고 해서 새로운 헌 신발을 사는 역설적이고 멍청한 짓을 할 텐가. 구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새 신을 사는 기분도 느끼지 못한다. 멋을 내기 위해선 출발의 어색함을 견뎌야 한다. 무엇이든지 처음엔 다 어색하고 어렵고 낯설고 부끄럽다. 그러나 이런 과정의 필요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무엇이든지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멋쟁이가 되려면 찌질이에서 시작해야 한다. 시작을 할 수 있고 없고의 차이는 결국 멋쟁이가 될 수 있고 없고의 차이로 치환된다. 시작할 수 없는 사람은 절대 멋쟁이가 될 수 없다.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멋쟁이도 될 수 있다. 2021. 5. 17. 11:0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