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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 [바카노!] 애니리뷰

by jundoll 2021. 7. 25. 17:41

 

 

나리타 료고의 원작 [바카노!]의 미디어 믹스로서

오오모리 타카히로 감독이 제작한 16편 TVA이다.

 

[바카노!]는 군상극이다. 즉 주인공은 따로 없으면서 모두가 주인공이다. HBO의 [왕좌의 게임]이나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픽션]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시간축까지 꼬아놨다는 설정으로 보면 [펄프픽션]과 아주 유사한 느낌이 든다. 캐릭터들이 가진 비중의 차이는 당연히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캐릭터의 서사를 보여준다. 그 행동들에 나름의 이유를 소개하고 앞서 있었던 일,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다각도의 시선으로 시청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리는것 같기도 하다. 군상극의 특징상 캐릭터에게 이입이 불가능하다. 모두가 선인이자 악인이며 주연이자 조연이기 때문이다. 캐릭터에게 이입하여 작품 속으로 들어가 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몰입'형 시청자는 아마 이 작품이 재미 없을수도 있다. 반대로 캐릭터들간의 관계와 절묘한 상황들의 조합을 즐기는 '분석'형 시청자는 분명 이 작품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바카노!]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원작을 봐야만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물론 나는 원작을 보지 않고 애니메이션만 접했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즐기지 못했다. 사실 재미있게 즐기지 못했다기 보다는 참 많이 헤맸다. 작품 속에서, 캐릭터들의 관계 속에서, 시간 속에서 아주 많이도 헤맸다. 특히 작품의 초반 1~5화 정도까지는 아예 갈피를 못잡았다. 애초에 군상극의 형태로 진행되어 캐릭터들의 감정이나 서사를 파악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데 시간축까지 이리저리 꼬아놔서 사건의 발생을 이해하는데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캐릭터는 결말을 먼저 보여주고 어떤 캐릭터는 사건의 시작부터 등장시킨다. 막 어려운 내용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작품의 진가를 알기가 어렵다. 1화가 진입장벽이라는 말이 있던데.. 새삼 와닿는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복잡함 속에서 사건을 유추하고 반전을 찾아내며 복선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낀 사람들일 것이다. 이야기의 혼란한 전개방식을 정면으로 마주보는 맛을 아는 사람들일 것이다. 만약 취향에 맞아 [바카노!] 애니메이션을 시청할 사람이라면 원작을 보지 않고는 모든 캐릭터들에 대해 이해할 수 없으니 100%로 작품을 즐기기 위해 나리타 료고의 원작 [바카노!]를 먼저 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액션은 아주 훌륭하다. 그러나 자주 보여주지 않는다. 작품이 전달하는 주제의식이나 철학도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있다고 해도 아주 미비하다. 때문에 액션이나 메시지보단 이야기의 전개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시청해야 한다. 앞서 먼저 보여준 장면이 지금 나오는 이 장면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저 캐릭터가 전에 했던 행동과 지금의 행동이 왜 다른지 유추하고 분석하며 씹고 뜯고 맛봐야 한다. 어차피 세상 모든 것은 호불호로 나뉜다. 만약 이 작품이 본인과 맞다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픽션]을 강력 추천한다.

 

 

 

[BACCANO!]

서사 ★★★
연출 ★★★
대사 ★★
작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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