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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언힌지드, 데릭 보테] 영화리뷰

by jundoll 2021. 8. 21. 14:13

 

 

데릭 보테 감독이 연출하고

러셀 크로우, 캐렌 피스토리우스 등이 연기한다.

 

영화 [언힌지드]는 올바른 태도로 운전을 해야 한다는 교훈이 담긴 영화이다. 교육영화여서 그런지 스토리는 뻔히 예상이 간다. 더이상 올바르게 살 생각이 없는 무뢰배가 아침부터 자신에게 경적을 울린 어떤 여자에게 괜한 화풀이를 한다는 그런 스토리. 그리고 그것은 요즘에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오프닝 시퀀스에서 여러 뉴스 장면을 짜집기하여 표현하고 있다. 또, 영화의 제목인 Unhinged는 미쳐버린, 미치게 된, 등 정신적으로 온전치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이미 처음부터 모든걸 알려주고 시작하는 것이다. 뭐 어차피 영화의 킬링 포인트는 그런게 아니라서 상관 없긴 하다. 이 영화는 다른거 다 필요 없이 그저 러셀 크로우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로서만 기능하기 때문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글래디에이터]를 비교적 최근에 다시 본 나는 [글래디에이터]속 러셀 크로우와 [언힌지드]에 나온 러셀크로우의 갭차이를 쉽게 좁힐 수 없었다. 물론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다. 그러나 그 정의롭고 우직하며 강인한 '남성'의 표본같이 보여졌던 [글래디에이터] 속 막시무스의 모습은 정말 온데간데 없다. 보통 새로운 영화를 봐도 배우가 일전에 연기했던 모습이 겹쳐 보이기 마련인데 [언힌지드]속 톰 쿠퍼(러셀 크로우)의 행동과 모습을 봤을 땐 전혀 어떤 캐릭터나 배우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았다. 거기에 살은 또 얼마나 찌웠는지 분장인지 실제인지 모를 부푼 배와 심각한 악취가 날 것 같은 그런 스타일이 적응이 잘 안될 정도였다. 외관은 그렇게 만들 수 있다 치더라도 연기는 인위적으로 만들수 없는 법인데, 실제 그런 행색을 하고 도로 위 무법자로 살아가는 사람처럼 대단히 현실적인 연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사람도 그고, 영화의 시작과 마무리를 책임지는 사람도 그다. 그리고 그 역할을 착실히 수행한다. 

 

 

그런 확실한 캐릭터가 존재한다는 것을 강하게 증명이라도 하려는듯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은 다소 반윤리적이고 무책임하다. 물론 레이첼(캐렌 피스토리우스)에게 최악의 하루를 선물한다는 명목이라지만 아무런 죄 없는 사람들이 정말 잔혹하게 죽어버리고, 또 쿠퍼를 쫓는 경찰이라던가 제지하는 일반인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다분히 노골적이고 짜여진 듯 보여서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다. 물론 합리적인(?) 죽음도 나오기는 한다. 위 사진에 있는 레이첼의 변호사가 죽는 장면은 아주 입체적이다. 쿠퍼는 지금은 헤어진 -물론 그 후에 무참히 살해한- 아내와의 이혼 소송 도중 변호사들에게 악감정을 가졌다는 배경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이들의 죽음은 그저 레이첼에게 고통을 주는 명목으로만 행해지기 때문에 어떤 심리적인 반감이 강하게 일어난다. 오직 공포와 충격만을 주입시키기 위한 그런 장치들은 영화가 진행되는 도중 잠깐의 요기거리에 불과하지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모두가 예상하는 뻔한 마무리는 영화의 허술함을 더 높여주는 장치로서 활약한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20분만 짧았다면 어땠을까.

 

애초에 영화가 끝난 뒤 아무런 생각거리를 남겨주지 않는 킬링타임용 영화다. 이 영화는 어설프게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없기에 차라리 깔끔한 면이 있다. 본업에 집중한 것은 좋았으나 조금 더 매끄럽게 풀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Unhinged]

서사 ★★★
연출 ★★★
대사 ★★
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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